윤곽 드러난 차기 '출판문화산업진흥계획'…실효성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시행될 '출판문화산업진흥 5개년 계획' 윤곽이 드러났지만 여전히 '백화점식' 나열에 그치고 실효성이 떨어진단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출판관계자들은 '예산부족'을 최대 과제로 꼽았다.

네 번째로 수립된 이번 5개년 계획의 비전은 '출판 기반의 창의한국 실현', 목표는 '지속 성장 출판 생태계 조성'이다. 계획은 크게 4대 추진전략과 20개 핵심과제로 구성돼있다. 주요 추진전략은 △출판문화산업 발전 인프라 구축 △출판산업 성장동력 육성 △출판 콘텐츠 수요 창출 △글로벌 네트워크 확충이다.


여기에 각 전략별로 각각 5개씩 핵심 사업을 배치했다. 주요 핵심 과제는 △출판산업 연구개발 컨트롤타워 설립 △출판문화산업 광역 거점 조성 △디지털 출판 생태계 구축 △출판유통 선진화 △서점의 혁신적 육성 △해외 저작권 수출지원 등이다.

하지만 출판 관련 예산을 고려할 때 20개에 이르는 과제의 현실성이 떨어진단 지적이 제기됐다.

28일 대한출판문화협회 강당에서 열린 공청회. (왼쪽부터)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윤세민 한국출판학회 회장, 임순재 대한출판문화협회 총무이사, 김한청 한국출판인회의 기획위원장, 박대춘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회장, 정광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최성구 출판유통진흥원 팀장/사진=박다해 기자

김한청 한국출판인회의 기획위원장은 28일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지난해 기준 출판산업 분야에 책정된 예산이 321억원 정도인데 여기서 출판문화산업진흥원, 한국문학번역원 지원 예산을 제외하면 140억원이 남는다"며 "이 예산으로 이번 계획안을 진행하면 항목당 예산이 7억원 밖에 안된다. 아무리 구체적인 실행계획이라고 해도 재원이 없으면 실효성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꼬집었다. '출판진흥기금' 등 예산 확충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정광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디지털출판 생태계 구축'은 굉장히 큰 과제지만 '출판 콘텐츠 다중활용 기반 조성'은 작은 과제"라며 "층위가 다른 핵심 과제들이 섞여있는데 이를 통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존 5개년 계획의 실행률이 떨어지는 점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12년~2016년 '출판문화산업진흥 5개년 계획'은 5대 정책 과제와 23개 세부 이행과제를 제시했으나 올해 9월 기준 실행률은 41.3%에 그쳤다.

23개 과제 가운데 계획대로 실행된 것은 △우수도서 선정, 보급 지원 △양질의 전자책 콘텐츠 확보 △번역 지원 강화 △출판전문인력 양성 4개뿐이다. 나머지 11개 과제는 부분적으로 시행하는 데 그쳤고, 8개 과제는 미시행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김 의원은 "시행된 사업들은 기존에 시행되던 과제들이거나 유사 사업이 있었던 경우에 해당한다"며 "출판계에서 중시하는 '출판통계정보시스템 구축·운영'과 같은 사업은 제대로 된 시행계획조차 세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계획 수립 과정을 이끈 책임연구자인 윤세민 한국출판학회 회장은 이같은 지적에 "지난 계획의 핵심 사업 과제에 대해 타당성, 필요성, 지속성 등을 심사해 종합 평점이 높은 것은 차기 계획에 적극 반영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비점이나 수정·보완할 점,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좋은 의견과 아이디어는 연구진 회의와 검토를 거쳐서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