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웅섭 원장의 국감소회.."특혜채용 의혹, 두둔 않겠다"

진웅섭 '고심'

"국정감사 중에 전문직원 특혜 해용 의혹이 제기돼 개인적으로 너무 당혹스러웠습니다. 두둔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으며 잘못된 점이 있다면 합당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국정감사가 끝나자마자 전 직원에게 편지를 띄웠다. 금감원의 올해 국감은 다른 기관에 비해 비교적 싱겁게(?) 지나갔다. 그럼에도 진 원장을 '당혹스럽게' 만든 건 야당 의원이 제기한 전문경력직 채용 특혜 의혹이었다.


지난 13일 국감장에서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감원이 전문 경력직을 채용하면서 일부러 채용 조건을 변경해 로스쿨을 졸업한 지 한달밖에 안된 직원을 채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직원의 부친이 전직 여당 국회의원이라는 점에서 '금수저 특혜' 의혹으로 번졌고, 이는 금감원 직원에게도 허탈감을 안겨줬다.

특혜채용 의혹이 제기된 시점은 전임 원장 때지만 진 원장도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는 터였다. 진 원장은 "신뢰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그 자체만으로 문제가 있다"면서 "잘못된 것, 부조리에 대해 두둔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감사원에서 공직감찰본부장을 역임한 감사에게 감사와 감찰을 통해 엄정하고 공정하게 수사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사실 여부를 정확히 가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외적인 신뢰도 추락도 문제지만 금감원 조직이 술렁거리고 있는 점도 진 원장에게는 신경이 쓰이는 일이다. 그는 "감찰 결과를 기다려 달라"며 "조직의 신뢰를 훼손하는 말이나 과도한 언행으로 서로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의혹이 제기된 김에 금감원 인사제도 전반에 대해 점검 계획도 밝혔다. 감사와 감찰 결과를 반영해 채용 정책과 기준의 객관성, 일관성을 확립하는 한편 인사제도 전반에 대한 근본 개선책도 내놓겠다고 직원들에게 약속했다.

진 원장은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는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이라며 "서로 믿고 일하는 좋은 조직문화, 존중하는 소통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2년 전 취임식에 인용했던 '조고각하(照顧脚下)' 사자성어를 다시 꺼냈다. 남 흉 볼일이 아니라 '자기 발밑을 잘 살피라'는 뜻으로, 진 원장은 "내 자신이 반듯하게 살고 있는지, 잘 처신하고 있는지 항상 고민하면서 발밑부터 잘 살피겠다"며 "소임을 하는 직원에게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