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M&A 장세 이후 예상된 결말… 유가 '악재'도 한몫

“대형 인수합병(M&A) 이후 예상된 결말이었다”

월가 전문가들이 내놓은 2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 대한 평가다. 대형 M&A 소식에 힘입어 상승한 다음날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여기에 기업들의 엇갈린 실적과 국제 유가 하락이 더해지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설명이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8.17포인트(0.38%) 내린 2143.16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53.76포인트(0.3%) 하락한 1만8169.27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26.43포인트(0.5%) 떨어진 5283.40으로 거래를 마쳤다.

보야 파이낸셜의 카린 카바노프 선임 전략분석가는 ‘어제 상승이 대형 M&A 덕분이었던 만큼 오늘 하락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것’이라며 “특히 가뭄 이후 나온 대형 M&A는 투자 심리를 북돋운다”고 설명했다.

최근 증시는 경기지표보다는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S&P500 종목의 3분기 순이익은 1.7%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150개 기업 가운데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내놓은 비율은 75.3%에 이르고 있다. 이는 평균 63.5%를 웃도는 수준이다.


US 뱅크의 제프 지퍼 상무는 “오늘 기업들의 실적이 다소 엇갈렸고 투자자들은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포지션을 조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MO 글로벌 에셋 매니지먼트의 존 아담스 선임 전략분석가는 “(기업 실적이)긍정적이지만 그렇다고 높은 성장률을 보지는 못하고 있다”며 “이번 분기 실적이 완만한 성장에 그칠 것 가능성이 높아 좋은 출발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 유가가 1% 넘게 하락하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5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도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트의 크레이그 스털링 리서치 부문 대표는 “일부 실적이 실망스러웠고 유가도 하락했다”며 “오늘 증시는 뚜렷한 방향성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포트 핏 캐피탈의 킴 포레스트 선임 애널리스트는 “유가와 달러가 모두 증시에 압력으로 작용했다”며 “우리 기업들은 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 영향으로 99.12까지 상승하며 약 9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기 가장 좋은 시기는 12월"이라며 "모든 회의에서 정책 결정을 내릴 수 있지만 내 생각엔 기자회견이 있을 때 하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가진 강연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너무 오랫동안 유지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밝히면서 보합권으로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