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코스닥, 국민연금 '1조 총알'에 1% 상승

코스닥 시장이 간만에 1%대 상승을 나타나고 있다. 6거래일만의 오름세다.

코스닥 지수는 오전 11시34분 현재 전일대비 9.97포인트(1.57%) 상승한 645.48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68억원, 257억원 순매수다. 두 투자주체 모두 이틀째 동반 순매수세다. 기관은 전일 17일간의 순매도세를 끝나고 ‘사자’로 전환했으며 외국인은 이보다 앞선 지난 25일 7일만에 ‘팔자’에서 ‘사자’로 돌아섰다. 개인은 478억원 순매도다. 이틀째 순매도로 개인은 앞서 15개일 연속 순매수를 지속해 왔다.


기관 중에서는 투신이 46억원을 순매수했다. 21일만의 순매수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상당수가 오름세다. 케어젠이 7%대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코오롱생명과학 (22,050원 ▼800 -3.50%)이 5% 이상 오름세다. 로엔 (99,900원 ▲800 +0.8%) SK머티리얼즈 바이로메드 휴젤 등이 3%대 상승이며 CJ E&M (98,900원 ▲2,200 +2.3%) 파라다이스 GS홈쇼핑 등이 2% 이상 오르고 있다.

◇투자지침 폐기, 중소형주 온기 퍼지나=이날 코스닥 시장의 상승은 국민연금이 올해 안에 국내 증시에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집행하기로 한 것이 시장의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며 저가매수세를 불러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주식 위탁운용사 10여곳을 새로 선정해 올해 안에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전일 밝혔다. 국민연금은 이와 함께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매출 300억원 이상, 반기 하루 평균 거래대금 5억원 이상 종목에만 투자하도록 돼 있는 내부 지침을 없애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이 직접 운용하는 50조원으로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합쳐 260여개 종목이 불과했는데 이번 투자지침 폐지로 유가증권시장에서 300여개, 코스닥시장에서 700여개 종목으로 투자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그동안 소외됐던 중소형주, 코스닥 시장에 온기가 퍼질 것이란 기대감이 이날 시장의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와 국내 대형주의 상승 추세가 훼손되지 않은데 비해 그동안 중소형주, 코스닥 시장의 하락세가 과도했다”며 “코스닥 종목들이 고밸류 섹터인 헬스케어, IT 부품주, 중국 소비주 등에 집중돼 있다보니 기관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는데 국민연금이 1조원 자금 집행 계획을 밝히면서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밸류에이션 매력에 계절 요인까지=이번주 들어 코스닥 시장이 크게 하락하면서 대형주 대비 밸류에이션(가치) 매력도 부각된다. 지난 6개월간 코스피 시장의 영업이익 전망이 상향조정된 반면 코스닥 시장은 하향조정된 것이 코스피, 대형주의 선호로 이어졌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 파문을 계기로 코스피 시장의 실적이 하향조정되면서 대형주만 선호해야 하는 시장 국면이 사라진 것이 코스닥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 지수가 전일 장중 620대(626.66)까지 내리며 8개월만에 최저를 기록했는데 코스닥 지수 620대는 지난해 고점 780 대비 20% 하락한 구간으로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은 약세장 전환 신호로 판단된다”면서도 “현재 대내외 경기 및 금융시장 상황이 과거 대비 상당히 안정적이기에 코스닥 시장이 약세장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1월에 나오는 코스닥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나쁘지 않다면 연말 반등 흐름을 노려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배당 시즌을 맞아 연초 코스닥 시장의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계절적 요인도 주목할 만하다.

다만 코스닥 신용융자 잔액이 7월 4조원대로 올라선 이후 4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점 등은 불안요인이다. 신용융자 잔액은 증권회사가 증권과 관련해 투자자에게 금전을 대출하거나 증권을 대여하는 것으로 단기 투자자금일 가능성이 높다. 코스닥 신용잔액이 늘고 있다는 점은 잠재적 매도 물량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신용융자 잔액 급증은 바이오 등 새로운 주식이 많아지면서 신규 신용 설정이 늘었고 기준 중소형주의 장기실적 추정 상향에 기이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11월초 신용 만기도래 물량이 많을 수 있는데 이에 따라 장중 급락하는 종목이 있을 수 있다”며 “펀더멘털이 아니라 수급에 의한 일시적 급락이라면 매수 기회로 활용할 만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