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5조 기술수출 신약도 차질빚나?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한미약품 (310,500원 ▲500 +0.16%)이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당뇨 신약의 임상 3상 시작 시점이 올해 4분기에서 내년으로 미뤄졌다. 사노피에 한미약품이 공급하기로 한 임상 시약 생산 일정이 지연돼서다.

한미약품은 28일 당뇨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이 내년에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노피도 이날 3분기 실적보고를 통해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이 내년으로 연기됐다"고 발표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이 지난해 11월 사노피에 39억유로(약 4조9000억원)에 기술수출한 지속형 당뇨신약 포트폴리오 '퀀텀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개발속도가 빠른 신약 물질이다.

퀀텀프로젝트는 △최장 월 1회 투여 GLP-1 계열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주 1회 투여 인슐린 '랩스인슐린115'△에페글레나타이드와 랩스인슐린115를 복합한 '랩스인슐린콤보' 등 3개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으로 구성됐다. 현재 임상 단계는 각각 임상 3상 예정, 임상 1상 진행 중, 임상 1상 준비 중이다.

한미약품은 약물 자체의 문제 때문에 에피글레나타이드 임상이 연기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사노피에 공급하기로 한 임상 시약 생산일정이 지연돼 임상 시점이 미뤄졌다"고 말했다. 사노피가 밝힌 임상 연기 사유도 한미약품의 설명과 같다. 임상 시약을 생산하는 한미약품 공장 증설속도가 다소 늦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임상 연기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상업화 시점 역시 지연될 수밖에 없다. 임상 시작 시점이 내년 후반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노피는 "새로운 (임상 시작) 시점이 확정되면 더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월 1회 투여하는 에페글레나타이드 계열의 신약 개발에 돌입한 경쟁 제약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하지만, 최대한 빨리 상업화해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에서 임상이 지연된 것은 악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