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美中무역전쟁?…승자는 당연히 중국"

미국과 중국 사이의 경제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전부터 중국에 강경책 실시를 예고해온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다. 하지만 이 같은 트럼프의 정책은 오히려 미국이 아니라 중국에 경제적 이익을 안겨다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자가 만든 세상>의 저자로 알려진 동아시아 전문기자 마이클 슈먼은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기고한 칼럼에서 트럼프의 대중국 강경책이 오히려 중국에게 수혜로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의 주장 속 중국은 이미 과거의 중국이라는 이유에서다.


트럼프는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중국이 훔쳐가고 있다고 비난한다. 그에 따라 징벌적 관세, 무역협정 재협상, 환율조작국 지정 등 강경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슈먼은 이런 조치들이 물론 중국의 성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인정한다. 수출지로서 또 투자 및 기술 강화 목적에서도 미국은 중국에 있어 가장 중요한 관계다. 그렇기에 트럼프의 대중 정책이 현실화하면 단기적인 혼란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슈먼은 동시에 트럼프가 말하는 중국은 실제가 없는 허상이라고 지적했다. 더 이상 중국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맡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슈먼은 실제로는 임금비용 상승으로 인해 중국내 공장들이 다른 신흥국이나 미국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슈먼은 중국은 과거의 생산자 역할에서 벗어나 일류기업들 만들어 미국 기업들과 경쟁하거나 심지어 그들의 자리를 뺏으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한다. 이 새로운 중국을 트럼프는 이해하지 못했다는 게 슈먼의 분석이다. 슈먼은 중국 정부는 자국 소비자들이 애플을 구매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대신 미국 소비자들이 중국 운영체제를 쓰는 중국 스마트폰을 구매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해외 기업들은 이미 중국의 기업환경이 이전보다 더 적대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동시에 미국기업들에게 중국시장의 중요도는 점차 커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자국 시장의 문을 닫아버린다면 이들 기업들의 실적도 당장 부진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슈먼은 트럼프의 정책이 이 같은 중국의 분위기를 더욱 강화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슈먼은 또 트럼프의 반무역기조 자체도 중국 정부에게는 환영할 만한 부분이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아시아에서 중국의 경제, 정치적 영향력이 자유롭게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슈먼은 트럼프 정권하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폐기되면서 미국이 아시아지역 존재감을 강화할 기회도, 중국에게 미국 중심의 무역기준을 채용하도록 압박을 늘릴 기회도 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