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유탄' 맞은 면세점, 12월 특허 선정 차질 빚나?

다음 달로 예정된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면세점 업계가 혼돈에 빠졌다. '최순실 게이트' 파장이 관세청까지 영향을 미쳐 사업자 선정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종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15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며, 관세청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해 1, 2차 신규 면세점 선정 과정, 그리고 이번에 추가로 3개 대기업에 면세점 특허를 주기로 결정한 과정에 로비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며 "주무 부처인 관세청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추가 면세점 특허를 발표하면서 8.8% 감소한 2015년 서울시 외국인 관광객 통계를 근거로 삼지 않고 2014년 통계를 활용하는 등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기재위 야당 간사인 김태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관세청 국정감사에서 "롯데가 미르재단에 28억원을 냈는데 이것 때문에 추가 특허 공고를 급하게 낸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천홍욱 관세청장은 "롯데의 재단 출연과 신규 면세점 심사와는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야당 의원들은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도 제기했다. 최씨의 단골 성형외과 원장 처남이 만드는 화장품 '존 제이콥스'가 신세계면세점, 신라면세점에 입점한데 특혜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지명도나 인지도가 거의 없는 브랜드가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 '에르메스' 부근에 배치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야당은 12월 초 국회 본회의에서 감사 요구를 관철할 계획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감사 대상이 될 관세청이 신규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선정 일정을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상황 변화에 업계는 혼돈에 빠졌다. 급변한 정국과 여론은 야당의 감사 추진 실현 가능성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12월 초순이나 중순으로 예상했던 사업자 선정 일정이 변경될 것이라는 우려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혼재한다.

입찰에 참여한 면세점 관계자는 "감사원이 관세청을 상대로 감사에 착수하면 예정된 모든 것들이 뒤집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어떻게 심사를 준비해야 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은 국회가 의결해 감사를 요구할 경우 3개월 이내에 감사 결과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따라서 감사 요구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감사 시점이 면세점 사업자 선정 시점보다 늦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야당 관계자는 "감사원이 감사하는 것만으로도 관세청이 공정성에 더욱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