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들, 미르·K재단 출연 "대가성 없었다"…의원들 파상공격

청문회 출석한 회장님들/사진제공=뉴스1

재계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 일당이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출연하게 된 계기와 관련, 청와대의 요청을 받은 전경련의 요구에 응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그룹은 추가 지원 요청은 실현 가능성이 없어 요청을 거부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6일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청문회 위원들에게 제출된 주요 기업의 답변서와 출석 총수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삼성, 현대차, SK, LG, 한화, 한진 등 주요 그룹들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과 관련, 청와대의 압력은 느끼지 못했으며, 전경련이 회원사들에 제안해 이에 응했다고 답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출연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 당시 "스포츠와 문화 융성을 위해 지원해달라는 얘기만 들었을 뿐 재단 설립이나 자금 출연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 그룹 회장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최태원 SK 그룹 회장도 좋은 취지에 공감해서 재단에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사회를 거쳤느냐는 질문에 김승연 회장은 "이사회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은 재단 출연과 관련, “문화·체육산업에 대한 지원과 육성, 다른 나라들과의 문화·체육분야 협력사업 지원 등을 체계적으로 담당할 공익재단이 필요하고, 국내 주요 그룹이 동참하는 재계 전체 차원의 공동사업인 점을 감안해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에 추가로 80억원을 출연할 것을 요구받은데 대해 역제안을 했느냐는 질문에 "제가 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고, 보고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사후에 들었다. 역제안이 딱 맞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청와대의 요청으로 전경련에서 한류 붐 지속을 위한 문화재단을 설립하고자 했고, 다른 그룹도 한다고 해서 같이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제가 기억하기론 한류 스포츠 통해 위상을 올리면 국가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출연하는데 민간차원 도움 원하는게 아닌가 해서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구회장은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를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라고 생각한다”며 압박감을 느꼈음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LG 측은 “2015년 7월 대통령과 그룹 회장 면담 후 안종범 수석이 하현회 사장에게 문화, 한류 스포츠, 경제활성화를 언급하며 문화재단 및 스포츠재단 설립 추진을 위해 주요 기업들이 재단별로 30억원 정도를 출연해줄 것을 요청받았다”고 말했다.

청와대로부터 인사입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손경식 CJ 그룹 회장은 "조원동 당시 경제수석이 박 대통령의 요구라며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는데, 이 부회장이 이를 못믿어 조 수석에게 다시 걸어 녹취했다"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이재현 회장의 사면을 대통령에게 요구한 적 없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도 "면세점 특허, 형제의 난 수사와 관련해 추가로 금원을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전혀 관계없다"고 부인했다. 신 회장은 "3월14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에서도 면세점, 형제의 난 거론되지 않았다"며 댓가성을 부인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몽구 회장에게 과거 선친인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가 5공 청문회에서 "내라고 해서 냈다"라고 말한 발언을 소개하며 진솔한 답변을 요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