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상체제' 본격가동…과제는 '탄핵여파' 차단(상보)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정진우 기자
정혜윤 기자

정부가 '비상대응체제'를 본격 가동했다. 국내금융, 국제금융, 무역·통상, 민생 등 경제 부문별 점검 체계를 구축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한국 경제에 끼칠 부정적 영향을 차단하겠다는 게 목표다.

정부는 1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비상경제대응반 회의'를 개최하고 전날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따른 경제 여파를 점검했다.

이날 회의엔 기재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행정자치부, 중소기업청, 관세청, 금융국제금융센터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부는 '탄핵 여파'가 국내 금융·외환시장, 국제금융시장에서 모두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6.38포인트(0.31%) 내린 2024.69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7.4원 오른 1165.9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은 변동 폭이 작지 않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결정 영향이 컸다.

국제금융시장에서도 원/달러 NDF(역외 차액결제선물환) 환율과 외평채금리가 각각 5.5원, 6bp 상승했다. 탄핵보다는 달러화 강세 및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영향 끼쳤다는 분석이다.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전날 수준을 유지했다.

정부는 탄핵안 가결로 인한 경제적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최근 미국 신정부의 정책 변화와 금리 인상 속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난항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정치 불안이 오래 갈수록 경제도 타격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비상경제대응반은 외환·금융시장 뿐 아니라 수출·투자·고용 등 실물경제 전반을 24시간 살펴보기로 했다. 비상경제대응반 회의는 수시로 열어 시장불안 요인에 선제 대응하고 필요 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비상경제대응반 내에는 국내금융, 국제금융, 무역·통상, 민생 등 부문별 점검 체계가 구축됐다.

정부는 또 정치 불확실성이 경제주체의 과도한 심리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했다. 가계부채, 부동산 시장, 산업구조조정 등 현재 산적한 금융·실물경제 위험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외국인 투자자, 외신, 국제신용평가사 등과 소통을 강화해 대외신인도에 영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탄핵안 가결 이후 대외신인도 관리 차원에서 국제신평사와 외국인 투자자에게 서신을 보냈다. 이어 11일에는 외신기자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정부는 "그 동안 우리 경제는 국내 정치적 상황변화에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을 견조하고 굳건한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며 "국민들께서도 경제에 대한 확신을 갖고 평소와 같이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영위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