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내부에서 고개 든 "연내 양적긴축"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지난 편에서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얘기를 해 드렸죠. ‘채권왕’이라고 불리는 두 명의 스타 매니저들이 저금리의 미래를 두고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런데 미국 국채 수익률의 향후 흐름에는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수년간 제로금리를 유지하던 연준은 지난 2015년말과 지난해 말 두 차례에 걸쳐서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미국의 정책금리는 0.50~0.75%입니다. 연준은 올해 세 차례 더 올려서 연말에는 1.00~1.25%가 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혀 놓았습니다.


그런데 연준이 사용하게 될 부양축소 또는 긴축 정책 수단은 더 있습니다. 바로 ‘양적긴축’입니다. ‘양적완화’는 채권을 사들여서 돈을 푸는 부양책이죠. ‘양적긴축’은 갖고 있던 채권을 팔아서 돈을 거둬들이는 겁니다.

패트릭 하커 미국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미국의 정책금리가 1%까지 인상되고 나면 보유채권의 축소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 연준은 4조달러가 넘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채권을 갖고 있습니다. 세 차례의 양적완화 때 사들인 것이죠. 이 중에서 일부는 만기가 속속 돌아오고 있는데, 연준은 회수한 원금을 다시 채권 매입에 쓰고 있습니다. 이른바 ‘재투자’ 정책입니다.


하커 총재가 한 말은 이 ‘재투자’ 중단 논의를 올해 안에 시작하자는 겁니다.

연준이 재투자를 중단하면 그만큼 채권에 대한 수요가 감소합니다. 수요가 줄면 가격이 떨어진다는 게 경제의 상식이죠. 채권가격이 하락한다는 것은 금리가 오른다는 뜻입니다. 즉,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에도 상승압력이 발생할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시장금리가 반드시 오른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금융시장 참여자들과 모든 경제주체들이 보기에 금리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아진다면 경제활동이 위축될 것이고, 그러면 자금에 대한 수요가 줄고 저축이 증가할 것입니다. 그래서 연준의 ‘양적긴축’은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을 오히려 끌어 내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 2014년 제3차 양적완화를 줄여나가기 시작할 때도 그런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