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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통치·백두혈통·스탠딩오더…김정남 피살로 본 北

[알랴ZOOM]"김정은의 '공포통치', '백두혈통' 아닌 데서 오는 열등감 때문"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재은 기자 |입력 : 2017.02.1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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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통치·백두혈통·스탠딩오더…김정남 피살로 본 北
지난 13일(현지시간)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살해되면서, ‘공포정치’, ‘스탠딩 오더’, ‘백두혈통’ 등 생소한 말들이 나오고 있다. 김정남 피살 관련 뉴스에 자주 나오는 용어를 통해 북한의 현실을 살펴본다.

공포통치를 시행한 '로베스피에르'와 '김정은'/사진=위키피디아, 뉴스1
공포통치를 시행한 '로베스피에르'와 '김정은'/사진=위키피디아, 뉴스1
◇공포정치(공포통치)
북한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이 이복형 김정남 암살을 지시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 암살로 '김정은식 공포통치'가 정점을 찍었다는 평이다.

본래 공포정치는 ‘공포감을 조성해 정권을 유지하는 정치형태’를 가리킨다. 유명한 사례는 ‘로베스피에르’의 공포정치다.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자 로베스피에르는 자코뱅당(黨)에 가입하고, 투옥·고문·처형 등 폭력적인 수단으로 반대파의 인물을 차례로 숙청했다.

김정은도 지난 2011년 30대 초반의 어린나이로 집권해 '유일영도체제'를 강화하기 위해서 공포통치를 사용해왔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처형된 북한 간부가 지난 2015말 기준으로 무려 140여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 공포정치 중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2013년 말 자행된 고모부 장성택에 대한 처형이다. 선대 시절부터 북한의 2인자 권력층의 핵심으로 평가받았던 장성택은 체포에서 처형에 이르기까지 불과 한달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속전속결로 숙청됐다.

김 위원장의 공포통치 원인으로는 북한 내 지지계층이 미약한 데 따른 콤플렉스가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김정은의 반인륜적 공포정치가 심각한 고립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김정남 피살과 관련해 15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한 모습/사진=뉴스1
김정남 피살과 관련해 15일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한 모습/사진=뉴스1
◇스탠딩오더
국가정보원은 비공개 정보위원 긴급 브리핑을 통해 "김정남 암살은 김정은 집권 이후 '스탠딩 오더'였다"며 '공작 용어'를 소개했다.

‘스탠딩 오더’(standing order)는 취소할 때까지 계속 유효한 주문사항을 가리킨다. 즉 수년간 반드시 처리해야 할 명령이다.

북한 전문가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정남이 북한의 다른 간부들과는 다르게 김정일의 피를 물려받았기 때문에 김정은의 지시가 아니면 암살이 이뤄질 수 없다”며 이번 피살이 ‘스탠딩오더(취소 때까지 유효한 지령)’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은 2011년 집권이후 김정남에 대해 '반드시 처리해야 된다'는 스탠딩 오더를 내렸다고 알려졌다. 2012년 본격적인 시도가 한 번 있었으며, 이후 2012년 4월 김정남은 김정은에게 '저와 제 가족을 살려달라'는 서신을 발송했다.

국정원은 “김정남 암살은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스탠딩 오더였다”면서 “오랜 노력의 결과 실행된 것이지 암살의 타이밍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김정남/사진=김정남 페이스북
김정남/사진=김정남 페이스북
◇백두혈통
백두혈통은 김일성 일가를 일컫는다.

피살된 김정남은 김일성 주석의 장손이자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장남으로 '백두혈통의 적자'로 불려왔다. 북한에서는 출신성분이나 혈통의 신성함이 절대적 의미를 갖고, 일종의 권력 정통성을 의미한다.

김정남은 김정일과 첫 번째 부인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으로, 순수 ‘백두혈통’으로 평가된다.

반면, 김정은은 재일교포 어머니 고영희를 둬 ‘후지산혈통’으로 불린다. 김정은은 자신을 백두혈통으로 내세우지만 아직까지 어머니의 존재를 북한 주민들에게 당당히 밝히지 못하고 있다.

북한 인권 운동가 출신의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김정은이 백두 혈통에 대한 굉장한 열등감이 표현돼 더욱 김정남을 죽이고 싶어한 걸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BBS 아침저널 라디오에 출연해 "북한에서 백두혈통하면 1세대는 김일성과 김일성의 첫 번째 부인 김정숙이다. 거기서 백두혈통 김정일이 태어났고, 그 다음 세대는 김정남"이라면서 "김정은은 백두혈통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의 어머니는 1962년에 일본에서 10살 때 귀국한 북성교포다. 따라서 북한 주민과 엘리트들은 비아냥 거리며 김정은을 ‘후지산 혈통’이라 부른다“고 설명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
◇후지산 혈통
북한에서 일본인 어머니를 가진 김정은의 혈통이 ‘백두혈통’이 아니라며 조롱하는 의미로 만들어진 말이다. 김정은은 북한에서 홀대 받는 재일교포 무용수 출신 셋째 부인의 아들로 존재가 오랜 기간 숨겨져 왔다.

하태경 의원은 16일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김정은은 어머니가 일본 사람이니 후지산 혈통"이라며 "후지산 혈통이 아닌 사람들, 특히 본인이 후지산 혈통이라는 것을 잘 알고 그것을 폭로할 가능성이 있는 로열 패밀리들의 경우에는 앞으로 신변에 위협을 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북한 내부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혈통을 둘러싼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에서 김정은의 혈통을 둘러싼 소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며 "양강도 삼지연군과 평양시 만경대를 중심으로 제기되던 김정은의 혈통관련 소문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노동당 간부 출신의 한 고위층 탈북자는 "만일 김정은의 생모인 고영희가 째포(재일동포)라는 사실을 일반 주민들이 아는 날에는 김정은은 백두혈통 명분을 잃고, 가짜 백두혈통으로 비난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탈북해 한국으로 귀순한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외교관/사진=뉴스1
가족과 함께 탈북해 한국으로 귀순한 태영호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외교관/사진=뉴스1
◇빨치산 혈통
그렇다면 빨치산 혈통은 무엇일까. 빨치산 혈통은 김일성과 함께 항일 빨치산 활동을 했던 동지들과 그 후손들을 지칭한다.

북한에서 빨치산 혈통은 김일성 일가를 일컫는 백두혈통과 함께 북한 권력층을 지탱하는 핵심 줄기다.

김정은은 ‘공포 통치’의 일환으로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로 활동했던 ‘빨치산 혈통’에 대한 숙청도 지속해왔는데, 이는 빨치산 세력들이 권력 투쟁 과정을 잘 알고 있고, 김정은의 백두혈통 우상화 작업이 가짜임을 아는 빨치산 세력들이 이를 냉소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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