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투자자문업 신고, 아무나 못한다…'직권말소' 가능"

/사진제공=금융위원회

일명 '청담동 주식부자'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규제·감독 방안이 마련된다. 누구나 신고만 하면 가능했던 유사투자자문업에 '결격 사유'를 신설했고, 금융당국의 요구를 무시하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세 번 이상 과태료를 받으면, 유사투자자문업 자격이 말소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유사투자자문업 제도개선 및 감독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유사투자자문업 신고의 결격 요건을 마련했다. 유사투자자문업자는 기존에는 금융감독원에 신고만 하면 누구나 영업할 수 있어, 감독의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는 자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금융위는 최근 5년간 금융관련 법령을 위반했거나, 자진폐업·신고말소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하지 않으면 유사투자자문업자로 신고할 수 없도록 '문턱'을 높였다.

실제 법령 위반으로 징계 또는 폐업당한 업자가 다시 유사투자자문업자로 등록, 간판만 바꾼 뒤 영업해 투자자들의 피해를 초래한 사례는 적지 않다. 지난해 수천명을 상대로 1380억원 상당의 투자 사기를 벌여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이숨투자자문 대표 송모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송씨는 수년 전에도 '인베스트컴퍼니'를 통해 사기 행각을 벌인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유사투자자문업을 자진폐업한 뒤 1년, 직권말소된 뒤 5년이 지난 경우에만 새로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사전에 불건전 영업행위 방지교육을 받아야 하며, 영업 가능 유효 기간도 제한한다.

또 유사투자자문업자에 대한 최소한의 감독 기능 확보를 위해 금감원의 자료 제출 요구 또는 보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최고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특히 총 3회 이상 연속으로 과태료를 받은 경우, 금융당국은 '정상적인 영업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유사투자자문업 자격을 직권말소할 수 있게 된다. 국세청에는 '폐업신고' 한 뒤 금감원에는 자진폐업 신고를 하지 않아 편법적 영업행위 능성이 높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직권말소한다.

이와 함께 유사투자자문업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영업 중인 미신고 업체에 대해서는 현행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서 '1년 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로 수위를 높이는 내용의 법안이 현재 법제처 심사를 거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미신고업자는 신원정보를 제공받을 수 없지만, 법안이 마련되면 검·경의 수사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인터넷 사이트 폐쇄를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금융당국은 △2~3년 주기로 유사투자자문업자의 영업행태를 전수 조사하고 △민원 발생업체를 중심으로 중점 점검하며 △방송 출연 업자를 암행 점검 대상으로 우선 선정하고 △미검증 업자들의 무분별한 방송 출연을 제한하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하고 △회원 수가 많은 업자의 영업 행태 감독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연간 40~50개를 목표로 '회원제 영업방식' 업체에 대한 암행점검을 강화하고, 파파라치 등 신고포상금제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제도적 개선사항은 올해 안에 개정법안이 마련․통과되도록 추진하고, 감독 개선사 항은 유관기관과 신속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