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티움 "상장 예정대로 진행"…임플란트 업종 동반 하락

(왼쪽부터)덴티움 유재홍 이사, 강희택 대표, 김현진 재무팀장

회계 논란으로 뜨거운 감자가 된 임플란트 전문기업 덴티움이 예정대로 증시에 상장한다. 하지만 상장을 앞두고 임플란트 업계의 회계 처리가 문제로 떠오르면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치는 등 피해가 과도했다는 지적도 있다.

◇회계부실 '경고' 그쳤지만 투심 악화에 '진땀'=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달 말 덴티움의 회계처리에 대한 제재를 '경고' 수준으로 마무리하면서 IPO(기업공개) 절차는 무리 없이 진행하게 됐다.


강희택 덴티움 공동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익명의 악의적 투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예정대로 상장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덴티움 회계문제는 경쟁업체가 '실제로 출고하지 않은 제품의 계약금까지 매출로 인식하고 있다'는 내용의 투서를 거래소와 금융당국에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강 대표는 "매달 거래처 주문에 따라 제품을 출고할 때만 매출로 인식하고 있다"며 투서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매출을 과대계상하는 것이 아니며, 업계의 공통적인 영업 방식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한국공인회계사회는 덴티움에 대해 '반품충당부채'를 더 반영하라고 지적했다. 매출 인식에 대해서는 '고의성'이 아닌 '과실'로 판단했다.

강병국 거래소 상장심사팀장은 "상장예비심사 과정에서 회계 감리가 진행된 탓에 심사 기간이 길어졌다"며 "규정상 '경고' 이하의 제재는 상장에 문제가 되지 않는 만큼 덴티움 상장에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수요예측 부진, 공모가 밴드하단 못 미치는 3만2000원=회계 문제가 일단락됐지만 당장 상장을 앞둔 덴티움 입장에서는 피해가 불가피하다. 지난달 27~28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는 희망공모가밴드(4만5000~5만원) 하단에 못 미치는 3만2000원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총 공모규모는 1146억원에서 815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단순 경쟁률은 22.96대 1을 기록했다.

증선위 결과가 수요예측 마지막 날 나와 수요예측 분위기가 저조했다. 한 기관투자가는 "대대적으로 회계문제가 불거지다 보니 '불안하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임플란트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덴티움 재무팀장은 "회계 논란으로 수요예측이 부진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상장 후 충분히 주가가 오를 것으로 판단해 낮은 공모가로 상장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회계논란 외에도 희망공모가가 과도하게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도 있다. 덴티움은 유사기업 비교를 통해 평가액을 PER(주가수익비율) 35배 기준으로 산정하고 22~30%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를 정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말 임플란트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낮아졌다"며 "업계에서는 공모가가 고평가된 면이 있어 조정이 필요하다 말이 돌았다고 말했다.

한편 회계논란으로 증시에 상장된 임플란트 기업들도 유탄을 맞았다. 오스템임플란트가 덴티움 분식회계 의혹을 주장하며 당국에 진정서를 낸 사실이 보도된 지난달 15일부터 최근 2주간 하락 곡선을 그렸다. 오스템임플란트는 9.24%, 디오는 13.10%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