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빠르면 14일 브렉시트 협상 개시 선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AFPBBNews=뉴스1

영국이 빠르면 오는 14일(현지시간)에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위한 공식 협상에 나설 전망이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을 제외한 27개 EU 회원국 정상들은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영국이 돌아오는 주에 EU 탈퇴를 위한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상들은 영국의 공식 탈퇴 통보에 대응해 다음달 6일 브뤼셀 회동을 다시 준비하기로 했다.


영국 정부의 한 관리는 리스본조약 50조가 테리사 메이 총리의 하원 연설이 예정된 오는 14일에 발동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14일이 아니라도 주말까지는 발동이 될 것으로 봤다.

리스본조약 50조는 EU 회원국의 탈퇴 절차를 담고 있다. 영국이 이를 발동하면 EU 정상들의 모임인 유럽이사회(European Council)에 탈퇴의사를 통보하는 것을 시작으로 2년 안에 탈퇴조건 등에 대한 협상을 마쳐야 한다. 시한 내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영국은 자동으로 EU 회원국 자격을 잃고 EU 체제 내에서 맺은 모든 협약의 효력이 중단된다.

메이 총리는 이달 안에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한다는 방침이다. 영국 총리실은 아직 구체적인 날짜를 언급하지 않았다. 메이 총리는 13일 상하 양원의 표결을 통해 브렉시트 협상을 개시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을 전망으로 이튿날 하원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2명의 EU 고위 관리는 메이 총리가 의회의 승인을 얻으면 협상 개시를 더 미루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도널드 터스크 유럽이사회 의장은 전날 회의에서 EU는 영국의 탈퇴를 위한 모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EU 회원국들이 48시간 안에 협상을 위한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영국이 예상대로 리스본조약 50조를 발동하면 EU 27개국 정상이 4월6일 다시 모여 브렉시트 협상을 위한 가이드라인에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엔다 케니 아일랜드 총리도 메이 총리가 15일까지는 협상 개시를 선언할 것으로 본다며 정상회의 일정을 재확인했다.

FT는 다만 영국이 이달 말에야 협상을 개시하면 EU 27개국 정상들의 회동도 4월 말이나 5월 초로 미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EU는 자신했지만 협상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브렉시트와 관련해 "금융 부문을 비롯한 모든 측면에서 어려운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영국이 좋은 선택을 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영국이 언젠가 브렉시트 결정을 번복할 수 있다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는 브렉시트 결정이 지난해 6월 치른 국민투표의 결과물인 만큼 리스본조약 50조 발동 결정은 되돌릴 수 없다는 게 영국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브렉시트 협상이 실패로 끝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에서 '나쁜 합의'를 이루기보단 아무런 합의 없이 EU에서 탈퇴한다는 방침이다.

블룸버그는 12일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협상 실패 가능성과 관련해 메이 총리를 압박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영국 하원 외교위원회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메이 총리가 협상 실패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는 건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