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악재에도 中 증시 "생각보다 잘나가네"…올초에만 14%↑

외환보유고 감소, 환율 하락, 미국과의 무역 분쟁 등 온갖 악재에도 중국 증시가 상승하고 있다.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평가돼서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수출을 독려하기 위해 위안화를 절하하는 동시에, 자본 유출을 막으려고 하고 있어 서둘러 위안화를 외국통화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中 증시 11년만에 강세 출발...글로벌 IB도 '좋아요'=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MSCI 중국지수는 올해에만 14% 상승했다. 2006년 이후 가장 강한 상승세다. 중국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서고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3개월 새 중국 증시 위험도는 7.1% 감소했다.


아직까지 해외자금 유입은 부진한 상황이지만 글로벌투자사들은 중국 경제가 안정적이며 회사의 기초체력이 좋아 상황이 금세 바뀔 것이라고 자신한다. 악사 플래밍턴 아시아의 마크 팅커는 "아무도 중국이 경제나 환율이 더이상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글로벌 투자자라면 비싼 미국 주식을 사들이거나 유럽의 정치적리 스트레스를 견디는 대신에 중국 주식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지표가 예상을 웃돌고 있고, 외화보유고 감소세도 줄어들면서 투자심리가 안정됐다는 설명이다. 미·중 무역분쟁 문제도 일단 숨을 돌렸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이 이번달 중국을 방문해 미국이 즉각 중국 무역 정책에 대해 제재를 가하지 않겠다고 밝힌 덕분이다. 또 4월 초에는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증시가 오르자 투자자들도 중국 본토에 머물러 있다. 위안화 약세로 위안화 자산이 기피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평균 순수 주식 매수량이 지난해 보다 11% 올랐다. 지난해에만 중국 본토 투자자들의 투자금 144억 달러(약 16조289억원)가 홍콩 H주로 빠져나간 것하고는 상반된다.

투자자들은 중국 증시의 미래 성장가능성을 더욱 높게 보고 있다. 중국 MSCI는 전세계 MSCI 지수에 비해 약 22% 평가 절하돼 있다. 모건스탠리 관계자는 "중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한 증시는 더욱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경제 좋아도 위안화는 '매도'...자본 통제 강화 전망=중국 경제와 증시가 호전되고 있지만 위안화는 여전히 매도 압력이 높다. 통상 한 국가의 경제와 증시가 상승하면 환율도 강세를 보이지만 중국의 경우는 다르다. 중국 정부가 환율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 환율이 경제 방향과 달리 약세로 유지되자 중국 투자자들은 중국 당국의 엄중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환전소에 몰리고 있다.

한 홍콩 환전상은 "지난달 중국 본토에서 환전을 위해 홍콩에 송금된 자금이 지난해 발 대비 약 10~20% 증가했다"며 "(환전 요구가 너무 많아) 더이상 버틸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 1월까지 위안화가 약 10% 절하되자 약 1조8000억달러가 중국에서 해외로 빠져나갔다. 경제 둔화 속에서 중국 국내 자산가치도 떨어졌다. 위안화 표시 중국 자산 가치가 하락하는데 중국 내에서 돈을 쉽게 못 빼낼 가능성이 커지자 중국 투자자들은 자금을 홍콩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것이다.

홍콩에 송금된 자금은 중국의 통제에서 벗어나 비교적 자유롭게 해외투자를 할 수 있다. 더군다나 중국 당국이 이와같은 불법 송금을 지원하는 지하은행에 감시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중국 투자자들의 마음은 더 급해졌다. 중국 당국은 지난 달 불시 단속을 통해 지하은행 불법환전 380건(약 9000억 위안)을 단속하기도 했다.

중국 선전에 살고 있는 30대 여성 개인투자자는 "최근 5억위안(약 8억원)을 홍콩으로 송금했다"며 "당장 해외 투자를 할 것은 아니지만 중국에서 외환 유출 통제를 더 강화하는 것을 대비해 미리 서둘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