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 절반으로 줄여라"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이 30일 상호금융정책협의회에서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사진제공=금융위

농협·신협·수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과 저축은행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액을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여야 한다. 보험권은 전년도 증가액의 60% 이내까지만 늘릴 수 있다. 저신용 취약 차주가 많은 2금융권 가계대출에 대해 금융당국이 사실상 '총량관리'에 돌입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2월 가계대출이 과도하게 늘어난 2금융권 104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현장점검을 하고 최고경영자(CEO) 면담도 하기로 했다.


30일 금융위원회는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행정자치부 및 상호금융 중앙회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제1차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열고 2금융권 가계대출 관리 계획에 대해서 논의했다.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은 "은행권은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안정화 된 반면 제2금융권 특히 상호금융의 경우 리스크 관리 보다 자산늘리기 영업에 치중해 경쟁적으로 가계대출을 늘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금리인상 등에 따라 상환능력이 부족한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되면 경제 전체적으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개별 조합‧금고, 중앙회는 물론 주무부처가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마을금고를 포함한 상호금융의 경우 지난 1월~2월 가계대출 증가액이 3조9000억원을 기록, 은행권 증가액 3조원을 추월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액 2조1000억원에 비해서도 1조8000억원이나 많다.

금융위는 상호금융권이 당국에 제출한 가계대출 관리계획을 제대로 준수하고 있는지 점검 중이다. 상호금융권은 지난해 대비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를 50%로, 저축은행과 보험은 각각 50%, 60% 이내로 관리하겠다고 제출한 바 있다. 특히 상호금융권에 대해서는 연초 가계대출이 많이 늘어난 만큼 1분기에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까지, 올해 전체적으로는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관리하도록 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이 과도하게 늘어난 개별 조합·금융회사에 대해 CEO(최고경영자)면담을 진행하고 104개 조합·금융회사는 현장점검을 나가기로 했다. 점검 대상은 상호금융 조합이 82개로 당초 계획인 70개 보다 많아졌고 저축은행, 여신전문회사, 보험사는 각각 5개, 7개, 10개 대상으로 선정됐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잡히자 최근 상호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13일부터 상호금융권에 대해서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있다. 상호금융권 고위험대출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도 20%에서 30%로 상향했으며 필요할 경우 추가적인 건전성 강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정 부위원장은 다만 "상호금융 가계대출 관리 조치가 서민층의 자금애로로 연결되지 않도록각 조합·금고에서 햇살론을 적극 취급하고, 상반기중 취급예정인 사잇돌대출도 적극 공급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