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통합검색

"혼자 사시잖아요"…치킨집 사장님도 모르는 배달원

[이슈더이슈]배달 증가에 배달대행업체↑…신원확인 등 직원 관리 시스템 허술

머니투데이 이슈팀 한지연 기자 |입력 : 2017.04.11 06:30|조회 : 446267
폰트크기
기사공유
"혼자 사시잖아요"…치킨집 사장님도 모르는 배달원

"혼자 사시잖아요"…치킨집 사장님도 모르는 배달원
#며칠 전 저녁 집으로 치킨을 배달시킨 A씨(여·27)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현관문을 반쯤 열고 치킨값을 지불하려는 순간 배달원이 치킨이 무거우니 집 안에 넣어주겠다고 한 것. 혼자 사는 A씨는 당황해하며 안방을 향해 "아빠"라고 불렀다. 그러자 배달원은 "혼자 사시잖아요"라며 씩 웃었다. 우여곡절 끝에 배달원이 돌아간 후 A씨는 치킨 매장에 항의전화를 걸었다가 더 황당한 소리를 들었다. "저희도 배달원이 누군지 몰라요." 배달 대행업체를 이용하기 때문에 배달원이 누군지 모른다는 설명이었다.


날짜별로 당일 배달원을 '급구'하는 배달대행업체 공고./사진=구인사이트 캡처
날짜별로 당일 배달원을 '급구'하는 배달대행업체 공고./사진=구인사이트 캡처


1인가구, 맞벌이가구 증가로 음식 배달주문이 늘면서 배달 대행업체가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배달원에 대한 제대로 된 관리시스템이 없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1일 국내 최대규모 배달 앱(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서울지역 주문 수는 2015년 1600만건에서 지난해 2500만건으로 약 56%(900만건)나 증가했다. 그러나 배달대행업체에 대한 관리는 주문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주문이 꾸준하지 않고 특정한 날에 몰리는 배달업의 특성상 치킨, 피자 등 배달주문이 많은 외식업체들은 배달대행업체를 통해 단기 아르바이트 배달원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 정규 직원을 고용하기엔 인건비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배달대행업체를 이용하고 있다는 인천의 한 치킨업체 점주는 "직접 배달원을 고용해 관리하기엔 비용이 많이 들고 번거롭기 때문에 큰 행사나 경기가 있어 주문이 몰릴 때만 배달대행업체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배달음식점의 점주가 직접 배달원을 고용하지 않고 배달대행업체와 당일 계약을 할 경우 배달원 신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A씨의 경우처럼 배달원에 대한 불만 등을 점주에게 토로해도 뾰족한 수가 없다. 한 김밥업체 점주는 "배달대행업체가 직원을 관리하기 때문에 배달직원에 대해서는 특별히 신경을 안 쓴다"고 말했다.

음식점과 상관없이 구역이 같다면 배달원이 원하는 주문을 선택할 수 있다./사진=배달대행업체 구인공고 캡처
음식점과 상관없이 구역이 같다면 배달원이 원하는 주문을 선택할 수 있다./사진=배달대행업체 구인공고 캡처


점주들이 일감을 주는 배달대행업체는 배달원을 당일 채용하는 일용직으로 채우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소규모 배달대행업체의 경우 무점포 형태로 알음알음 일감을 받아 배달하기 때문에 정규 배달원을 고용하는 일은 드물다.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에는 배달대행업체가 '당일 급구'로 공고를 내고 채용조건에 '기사들이 자유롭게 오더(주문)를 선택할 수 있다'고 제시한 글들을 볼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배달대행업체 관계자는 "배달원을 고용할 때 기본적인 신원은 확인하지만 배달이 몰리는 경우 당일 채용한 배달원들은 세세하게 확인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배달대행업체는 구역별로 여러 음식점 주문을 한번에 수거해 배달하는 체계다. 주문자가 다른 음식점에 주문하더라도 같은 배달원이 배달할 수 있는 구조다. 친구들이 놀러와 김밥, 치킨 등 여러 음식점에서 배달음식을 주문한 B씨는 "분명 다른 음식점에서 배달을 시켰는데 한 명의 배달원이 모든 음식을 들고 와 놀랐다"고 말했다.

배달음식을 자주 이용하는 직장인 C씨는 "음식점에서 자체 배달하는 줄 알았는데 최근에야 배달대행업체가 따로 있다는 걸 알았다"며 "혼자 살기 때문에 배달 앱으로 미리 결제를 마치고 문 앞에 음식을 놓아달라고 한다. 점주나 대행업체가 배달서비스에 대해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대선주자 NOW

실시간 뜨는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