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원 들여 6조원을 번 회사의 비결

한 금광채굴회사가 고민에 빠졌다. 금맥이 있을 것이라는 확실한 정보를 입수한 후 경기 성남시 분당 크기에 맞먹는 땅을 사들였다. 그리고 그 넓은 금광에서 직접 금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구멍을 뚫었는데, 그 비용이 엄청나서 적자가 나기 시작하자 새로운 방법을 모색했고, 그 결과 큰돈을 벌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캐나다의 골드코프(Goldcorp)라는 금광채굴회사 이야기다. 이 회사는 넓은 금광에서 직접 금을 찾기 위해 처음엔 여기저기 구멍을 뚫었다. 그러나 그 비용이 엄청나서 적자가 나자 결국 금광을 대중에게 개방했다. 회사가 조사한 지질학적 자료를 인터넷에 올리고 금맥을 찾는 사람에게 상금을 준다고 하자 지질학자, 수학자, 대학생, 군인 등 수많은 사람이 참여했다. 그 결과 참여자들이 받아간 상금은 6억원이었지만 회사는 6조원이나 벌어들일 수 있었다.


골드코프의 전략을 전문용어로는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이라고 한다. 크라우드소싱은 대중을 제품이나 창작물 생산과정에 참여시키는 방식이다. 이는 대중(crowd)과 외부발주(아웃소싱: outsourcing)의 합성어로 생산·서비스 등 기업활동 일부 과정에 대중을 참여시키는 것을 말한다. 일반 대중의 참신한 아이디어나 의견 등을 모아 제품과 서비스를 만든 후 여기에서 창출되는 수익을 참여자와 공유하는 것이다.

크라우드소싱의 목적은 비용절감과 집단지성의 활용이다. 크라우드소싱은 크게 대중의 집단지성을 한 데 모으는 '통합적 크라우드소싱'과 대중이 제시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 중 한 가지를 채택하는 '선택적 크라우드소싱'으로 나뉜다.

'통합적 크라우드소싱'은 말 그대로 대중의 집단지성을 하나로 통합하는 형태를 말한다. 대표 사례로는 스톡포토(Stock Photo)를 판매하는 아이스톡포토(istockphoto)를 꼽을 수 있다. 스톡포토란 전문 사진작가들이 특별한 목적을 위해 촬영한 라이선스가 있는 사진을 말한다.


이 사진을 사용하기 위해서 적게는 수십달러에서 많게는 수백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이에 불만을 가진 브루스 리빙스톤(Bruce Livingstone)은 동료들과 서로의 사진을 공유하기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여기에 아마추어 사진작가들과 그래픽 아티스트들이 속속 모여들었고 웹사이트에는 방대한 양의 이미지가 쌓이기 시작했다.

리빙스톤은 커뮤니티가 커지자 이를 아이스톡포토라고 이름 짓고, 각 이미지를 25센트에 판매해 수익을 이미지 제공자와 공유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이후 수만명의 아마추어 작가가 모인 아이스톡포토는 엄청난 양의 수준 높은 이미지를 경쟁업체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낮은 가격에 제공했다. 2006년 게티이미지(Getty Image)는 아이스톡포토를 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선택적 크라우드소싱’은 대중이 제시하는 여러 가지 옵션 중 한 가지를 기업이 채택하는 형태다. 기업의 아이디어 공모전, 콘테스트, 연구개발 문제해결 등이 이에 해당된다. 대표 사례로 온라인 연구개발 문제해결 기업인 이노센티브(InnoCentive)를 꼽을 수 있다.

이노센티브에 모인 ‘크라우드’는 대부분 과학자다. 이들은 이른바 문제해결자(solver)로 불린다.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연구·개발 문제를 의뢰하면 약 15만명의 과학자는 자신들의 솔루션을 제시한다. 기업은 이러한 솔루션 중 성사 가능한 답변을 채택하면서 적게는 1만달러에서 많게는 10만달러 정도의 비용을 지불한다. 이노센티브에 의하면 기업들이 의뢰한 문제 중 40% 정도가 해결된다고 한다.

미국 생활용품업체 콜게이트(Colgate-Palmolive)는 크라우드소싱을 잘 활용해 효과를 봤다. 치약으로 널리 알려진 콜게이트는 플루오라이드(fluoride) 파우더를 치약 튜브에 주입하는 과정에서 파우더가 공중에 흩어지는 문제에 직면했다. 기업 내부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이노센티브에 이 문제를 의뢰했다.

전기공학을 공부한 에드워드 맬카렉(Edward Melcarek)은 콜게이트가 의뢰한 문제를 보고 자신이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플루오라이드 파우더가 양전하를 띠도록 만들면 공중에 흩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콜게이트는 그의 솔루션을 채택했고 2만5000달러를 지불했다.

기업의 내부자원을 활용하는 인소싱(Insourcing)과 외부자원을 활용하는 아웃소싱(Outsourcing)에 비해 크라우드소싱은 성공적으로 수행될 경우 비용을 낮추고 제품 및 서비스 기획, 연구·개발 문제해결 등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또 대중이 기업의 가치창조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고객 인사이트(Insight)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

대중이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무엇일까. 금전적 보상이 이뤄지므로 여가시간을 활용해 쏠쏠한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설령 자신의 아이디어가 채택되지 못하더라도 커뮤니티 구성원 간 교류를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을 자기발전의 토대로 활용할 수도 있다.

크라우드소싱 전략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현 시대 최고의 윈윈(Win-Win) 전략이다. 이제 당신의 창업∙사업 아이템에도 크라우드소싱 전략을 활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