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우선주의' 가속화...외국산 철강 조사 착수

미국 정부가 20일(현지시간) 외국산 철강수입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지에 대한 폭넓은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 무역정책의 일환으로, 중국 등 철강 수출국에 대한 미국의 새로운 관세부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국 철강업계 경영진과 철강노조 대표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 지침(directive)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철소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며 ”2개월내에 조사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철강은 미국 경제와 군대에 중요하다"며 "철강은 외국에 의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외국산 제품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폭넓은 권한을 갖고 있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들은 지난 수십년간 특히 일방적인 무역조치를 막아온 세계무역기구(WTO)의 1995년 출범 이후 이를 드물게 행사해왔다.

이번 조사는 국가안보를 근거로 미국 정부에 수입제한 등 긴급 무역제재를 부과할 수 있도록 폭넓은 권한을 부여하는 1962년 무역확장법에 따라 실시되며, 미 상무부가 담당한다.


윌버 로스 상무부장관은 최근 철강제품 수입증가와 전 세계 철강가격을 억누르고 있는 중국의 철강설비과잉을 조사의 이유로 꼽았다. 로스 장관은 “외국업체들의 덤핑을 방지하기 위한 다른 법안들은 (제재 이유가) 너무 협소하고 구멍이 뻥뻥 뚫려 있어 외국업체들이 쉽게 비켜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로스 장관은 이어 “우리는 조사를 통해 드러난 사실들이 폭넓은 범위의 철강 제품과 국가들을 다룰 수 있는 포괄적인 해법을 보장할지를 보길 기대한다”며 "이번 조사는 생각할 수 있는 바로는 모든 철강제품 수입에 대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고를 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덤핑 법안들이 일반적으로 한 제품군이나 일부 국가그룹에 제한되는 반면, 이번 조사는 지리적으로나 제품면에서나 양쪽으로 보다 폭넓게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사에 따른 잠재적인 제재가 중국을 목표로 하는냐'는 질문에 대해 “이는 중국과 상관없다. 전 세계적으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조사해야한다”고 말했다. 로스 장관은 “페널티를 부과할지 여부에 대해선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며 “우린 여전히 조사단계”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미국우선주의’ 무역정책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기간 불공정 무역국가에 대한 조치를 강화하고, 무역적자를 줄이고, 무역합의들을 개정하거나 폐지하고, 새로운 수입제한을 부과하는 등 전반적인 무역정책 전환을 통해 미국우선주의를 실현하겠다고 공약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상무부가 이번 조사를 통해 외국산 철강제품의 수입을 제한하는 후속조치에 나설 경우 미국 철강산업은 관세보호, '미국산을 사라‘ 규정, 인프라구축프로그램 등을 통해 최대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사의 결과는 전적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를 어떻게 정의하고, 수입산 철강의 범람이 미국 방위에 중요한 제품을 생산하는 미국의 능력을 약화시키는지 여부에 달려있다는 지적이다.

대다수 경제학자들은 철강은 쉽게 살 수 있고, 쉽게 동맹국과 무역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미국 대통령은 법에 따라 국가안보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폭넓은 권한을 갖고 있고, 국가안보 주장은 또한 제재의 경우처럼 국제무역의 도전들을 저지할 수 있다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날 행정명령 지침 서명 행사에서 국가의 경제적 복지는 국가안보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안보에 대한 매우 폭넓은 정의를 수용할 준비가 돼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외국 철강업체들은 미국의 이번 조사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타다아키 야마구치 일본철강정보센터 회장은 "이번 조사는 미국 경제에도, 건설이나 제조 등 믿을 수 있는 수입철강 공급에 의존하는 철강소비산업에도, 일본 등 외국 철강업계에도 매우 좋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