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이 종북 노래?…북한에선 금지곡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 등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18일 개최된 5·18민주화운동 제37주년 기념식에서 9년 만에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됐다. 이 노래는 2009년부터 9년간 제창이 아닌 희망자만 따라 부르는 합창으로 불려지며 매년 보수와 진보 진영간 반복되는 갈등의 중심이 됐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논란의 중심이 된 이유는 노래 제목의 '임'이 김일성을 뜻한다는 주장 때문이다. 이 때문에 '종북' 논란이 일었다. 일부 극우단체와 박승춘 당시 보훈처장이 비슷한 주장을 하며 제창을 반대해왔다.


박승춘 전 보훈처장은 지난해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반대하는 이유를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은 정부 기념식이다. 당사자분들의 기념식이 아니고 정부 기념식이고, 여기는 정부를 대표하는 총리님이 참석하기 때문에 국민 의사가 중요하다"고 말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박근혜정부 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곡을 폭력시위나 집회, 노조 집회에서 시끄럽게 트는 불법 데모가로 인식해 싫어했기에 제창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임'이 김일성을 뜻한다는 '종북 논란'은 사실이 아니라고 탈북자들이 증언하고 있다.

/사진=하태경 의원 SNS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임을 위한 행진곡'은 종북 노래가 아니며 북한에서는 몇 년 전에 오히려 이 노래 속에 저항정신이 있다는 이유로 금지곡으로 지정했다"는 글을 올렸다.

하 의원은 이어 지난 1월17일 당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와 진행했던 좌담회 전문을 공개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북한에서 김일성 찬양곡으로 부르고 있냐?"는 하 의원의 질문에 태 전 공사는 "'임을 위한 행진곡'에 깔려 있는 것이 저항, 반항정신"이라며 "저항정신이 깔려 있는 노래라 북한에서 금지곡으로 지정됐다"고 답했다.

북한 김일성대를 졸업한 주성하 동아일보 기자도 지난해 5월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노래를 북한과 연결시키는 찌질한 짓거리는 그만해라. 지금은 21세기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종북 가요도 김일성 찬양가요도 아니다. 오히려 김정은의 압제에 신음하는 북한 인민이 따라배워야 할 정신이다"라고 지적했다.

주성하 기자는 "이 노래를 김일성대에서 배웠는데 배울 땐 남조선 투쟁가요라고 알았을 뿐"이라면서 "그런데 남조선에 와보니 이번엔 북한을 찬양하는 종북가요라고 한다. 종북가요면 북한에 널리 퍼져야 할 텐데 전혀 아니다. 이 노래 허락없이 부르면 북한에서도 잡혀가 정치범이 된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