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첫 2300 돌파에 빚내서 주식투자 급증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코스피가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신용거래 규모도 불어나고 있다. 증권사의 파격적인 주식거래 무료 수수료 혜택과 맞물려 단기 차익을 노리고 빚을 내 주식 시장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 규모는 지난달 말에 비해 3512억원(4.84%) 증가한 7조6029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8월 4일(7조6034억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이달 들어 지난 10일부터 10거래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체별로는 신용거래 잔액이 가장 큰 미래에셋대우(1조6538억원)가 이달 들어 20여 일 만에 946억원(6.1%) 늘어 증가세를 이끌었다. 이어 주식거래(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키움증권(8644억원)이 621억원(7.7%) 증가해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삼성증권(7605억원), KB증권(7277억원) 등도 잔액이 늘었다.

주가 상승 외에 증권사들이 주식 거래 시 무료 수수료와 현금 지급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면서 개인투자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어 신용거래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삼성, 한국투자 등 대형 증권사들은 주식 계좌 개설 시 3~9년간 무료 수수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상반기 온라인으로 계좌를 개설하면 수수료 면제와 함께 일정금액 이상 거래 시 현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신용거래는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담보로 제공받는 주식의 주가가 떨어져 담보 평가액이 통상 내부 기준에 미달하면 담보 주식을 처분해 대출금을 회수하는 반대매매를 행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주가하락 시 투자자는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여기에 신용거래 이자율은 3% 중반 수준인 가계대출 평균금리에 비해 최소 평균 두 배 이상 높고 연체이자도 9.9~13% 수준에 달한다. 2012년 이후 8차례 기준금리가 인하됐는데도 상당수 증권사들이 이자율을 변경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들의 신용거래 시 사전에 리스크를 철저히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며 "주가 변동에 따른 정확한 신용거래 비용 등 투자자 정보를 투명하게 공시하고 이에 따라 이자율 등도 시장 상황에 맞게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