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논란' 슈즈트리, 전시기간 9일 모두 채우고 '철거'

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로 7017 인근에 설치된 슈즈트리가 철거되고 있다./뉴스1

이른바 '흉물 논란'이 불거진 대형 설치예술작품 '슈즈트리(Shoes Tress)'가 9일 간의 전시를 마무리하고 29일 철거됐다.

서울로 7017 개장 기념 작품인 슈즈트리는 신발 3만여 족을 활용해 우리 소비문화를 되돌아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설치되자마자 논란에 휩싸였다.

작품에 이용한 폐 신발이 흉하고 불결해 보인다는 시민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작품을 본 시민들은 '세금이 아깝다' '이게 무슨 예술이냐'는 반응을 보였다. 또 해당 작품의 지지대와 재료 채집, 조명 설치에 서울시가 1억원을 사용해 '예산 낭비 논란'도 일었다.

슈즈트리는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이자 환경미술가 황지해 작가의 작품이다. 폐기 처리될 운명인 신발 3만켤레로 서울로 7017과 서울역광장을 폭포수 모양으로 잇고 여기에 꽃과 식물, LED 전등, 각종 오브제를 설치했다. 길이는 100m로 지난 20일부터 9일간 전시됐다.

논란이 계속되자 황 작가가 직접 제작 콘셉트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7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황 작가는 "폐기될 수밖에 없는 서울역고가를 녹색숲으로 재생한다는 취지에 공감해 재능기부의 일환으로 참여했다"면서 "서울역 고가가 주는 재생의 의미와 폐기될 신발을 통해 우리 소비 문화를 되돌아 보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발은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며 누군가의 시간, 누군가의 오래된 이야기가 담겨 있을 수 있어 소재로 선택했다"며 "우리가 잃어버린 가치가 무엇인지 미래가 요구하는 사회는 무엇인지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논란은 계속됐다. 특히 최근 비가 오면서 낡은 신발을 모아 만든 슈즈트리에서 악취까지 난다는 시민 의견이 빗발쳤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작품 취지를 강조하며 전시기간 9일을 채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