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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스민 SF …미래 고민·정치의식 다 담겨"

'제1회 한국과학문학 공모전-독자와의 만남'…"수상작 영화화 논의 진행..끊임없는 변주"

머니투데이 박다해 기자 |입력 : 2017.06.18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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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저녁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에서 '제1회 한국과학문학공모전-독자와의 만남'행사가 열렸다. (왼쪽부터) 박상준 SF아카이브 대표, 이건혁 작가, 박지혜 작가, 김창규 작가. (이영인 작가는 요청에 따라 모습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사진=구유나 기자
15일 저녁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에서 '제1회 한국과학문학공모전-독자와의 만남'행사가 열렸다. (왼쪽부터) 박상준 SF아카이브 대표, 이건혁 작가, 박지혜 작가, 김창규 작가. (이영인 작가는 요청에 따라 모습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사진=구유나 기자

나이 지긋한 독자부터 백팩을 맨 학생까지 수십여명이 각자 책 한권씩 들고 한 자리에 모였다. 성별도 직업도 다르지만 손에 들린 책은 같았다. 바로 '제1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지난 15일 저녁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열린 '독자와의 만남' 행사에서 머니투데이가 지난해 주최했던 '제1회 한국과학문학 공모전' 수상작가들을 만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한 이들이다.

지난해 열린 '제1회 한국과학문학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건혁 작가, 우수상의 박지혜 작가, 가작을 받은 이영인(필명) 작가가 나란히 독자들을 맞았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작품집에 초청작 '삼사라'를 실었던 김창규 작가도 함께 자리했다. 지난해 심사위원단장을 맡았던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는 사회를 맡았다.

박상준 대표는 "지난해 300편이 들어왔는데 예심에서도 대부분의 작품을 끝까지 읽어봐야할 정도로 기본적인 완성도가 뛰어났다"며 "심사위원들이 치열하게 논쟁하며 가려 뽑은 작가라 앞으로 활동이 기대가 된다"고 운을 뗐다. 김창규 작가 역시 "예상보다 더 본격 SF스러운(SF성격이 많이 담긴) 작품이 많아 심사위원들이 많이 놀랐다"며 "보통 과학문학이라고 하면 SF적인 요소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소설적 완성도가 중요하다. 이 분(수상작가)들은 그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킨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저는) 나이가 좀 있으니 이 분들이야 말로 차세대 과학문학계를 이끌 분들이 아닌가 싶다"고 소개했다.

이어 SF소설은 어떻게 쓰게 됐는지, 왜 SF소설인지, 수상작품에 대한 궁금증부터 소설쓰기에 대한 호기심까지 자유로운 대화가 오갔다. 또 수상작가의 작품을 두고 영화제작사와의 영화화 협의도 있었다며 과학문학의 다양한 변주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렸다. 다음은 독자들과의 질의 응답.

지난해 열린 '제1회 과학문학상 시상식 및 과학문화토크콘서트'. (왼쪽부터) 김창규 작가, 정지훈 경희사이버대 교수, 이건혁 작가, 박지혜 작가,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대표/사진=이기범 기자
지난해 열린 '제1회 과학문학상 시상식 및 과학문화토크콘서트'. (왼쪽부터) 김창규 작가, 정지훈 경희사이버대 교수, 이건혁 작가, 박지혜 작가,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대표/사진=이기범 기자


-특별히 SF(과학)소설을 쓰게 된 계기가 있는지 간단히 소개해달라.

▶이건혁=데뷔하기까지 3년 정도 습작기간 있었다. 만화를 그리다가 소설로 전향하고 나서 처음 쓴 소설이 피코인데 생각보다 좋은 결과가 나왔다. 얼마 전에 '피코'를 영화화 해보고 싶다는 연락을 받아 일단 시나리오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지금 다시 봐도 퇴고할 부분이 많이 보이는데 너무 큰 기회들이 주어져서 감사할 따름이다. 차기작은 장편을 준비하고 있다.

▶박지혜=분당에서 학생을 가르치는데 짬짬이 남는 시간에 소설을 썼다. 문예창작 전공으로 순수문학 분야였는데 어느 순간 SF소설에 푹 빠져서 직접 쓰게 됐다. 운명인가 싶기도 하다. 소설 재밌게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이영인=문학과 관계없는 전공이라 소설을 잘 모른다. 부끄럽다. 수상을 하게 되서 많이 당황스러운 점도 있었다. 회사를 계속 다니면서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차기작도 우주와 관련된 소재일 것 같다.

-이건혁 작가에게 묻고 싶다. 소설 속에 가상의 뮤지션과 음악이 나오는데 실존 가수를 염두에 뒀나.


▶이건혁='비니스트'라는 이름은 사실 '이디야' 커피를 마시면서 작품을 쓰다가 (이디야 커피의 이름이) '비니스트'여서 모티프를 따왔다. 미래에 지구 온난화로 지구가 잠길 거라고 확신하는 사람 중 하나인데 주로 커피콩이 나는 지역들이 잠길 위험이 있어 따와도 되겠다 싶었다. (웃음) 노래는 유튜브에서 무작위로 음악을 듣다가 영감을 받았다.

-이영인 작가의 작품을 재밌게 봤다. 작품 속 우주선의 선장이 암울한 상황에도 유쾌하게 일기를 쓰는 것 같아 흥미로웠다. 의도한 부분인가.

▶이영인=의도한 부분이 있다. 사실 책으로 나오면서 많이 수정했는데 원래는 욕도 많이 썼다. 살짝 조잡한 글을 의도했다. 선장이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 아닌데 그 상황에 갖다 놓으니 자기가 살기 위해서 복잡한 생각을 하게 된 인물이다. 지인 중에 원양어선 선장이 있어 그 분을 참고했다. 그 분의 기록을 보니 거칠기도 하고 욕도 있고 그림도 있더라. 그걸 본따 거친 어법으로 고급진(?) 이야기를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박지혜 작가는 다른 일을 하시다가 소설을 쓰게 됐다고 들었다. (저는) 소설을 많이 읽는 편인데도 SF는 자연스럽게 읽히진 않는다. 과학 쪽을 공부하고 읽게 되신건지, 어떻게 (SF분야를) 시작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박지혜=특별한 계기는 없다. SF는 굳이 소설 뿐만 아니라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도 생활 깊숙이 들어와있다. 알게 모르게 SF를 일상적으로 보고 있는 거다. 2014년 한국에서 가장 많이 흥행한 영화가 '인터스텔라'였지 않나. 한국인들은 기본적으로 과학기술 발전에 관심과 열정이 있어서 (그 분야를) 영화로 소비하는 것 같다. 저도 'SF영화팬'이라고 생각한 건 아닌데도 에이리언, 스타워즈, 스타트렉 등 유명한 영화들은 다 접해봤더라. 또 쓰고 싶은 주인공이 가장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과 소재는 무엇일까 고민해봤더니 그게 SF였다.

▶박상준=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새 SF가 일상에 많이 들어와 있다. '옥탑방왕세자', '나인', '시그널', '듀얼' 같은 드라마나 '설국열차', '옥자' 같은 영화도 SF다.

▶이건혁=저도 왜 SF를 쓰게 됐는지, 요즘 왜 (사람들이) SF를 많이 찾는지 고민해봤다. 그동안 정치나 대내외적인 경제환경이 우리의 삶을 좌우했었는데 앞으로는 과학기술이 앞으로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인 것 같다. '아이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과학기술이 일상을 완전히 바꾼다는 걸 이미 경험하지 않았나. SF 그 자체로 재미도 있지만 미래 먹거리와 삶이 연결돼 있어 읽고 고민하는 것 아닌가 싶다.

(왼쪽부터)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 이건혁 작가, 박지혜 작가가 김창규 작가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구유나 기자
(왼쪽부터)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 이건혁 작가, 박지혜 작가가 김창규 작가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구유나 기자

-수상작품집에 실린 김창규·김보영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서 소재는 SF인데 주제는 정치 소설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SF소설을 쓰다가 정치적인 문제의식이 생긴 건지, 아니면 정치의식을 가진 사람이 SF소설을 쓰는건지 궁금하다.

▶김창규=둘 모두인 것 같다. SF소설 속 세계를 만들 때 물리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제도와 시스템까지 만들고 그 위에 인물을 배치한다. 시스템을 말하면서 정치 이야기를 안할 수 없다. 다른 장르에 비해 세계를 많이 보여줘야 하는 분야다 보니 정치 얘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박상준=SF랑 정치는 처음부터 떨어져있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결합해있는 것 같다. 유토피아나 디스토피아를 다룬 SF소설이 그렇듯 과학기술이 세계의 정치풍경을 완전히 바꿔버리지 않나. 가상의 사회를 다루다 보니 옛날에는 오히려 현재 체제를 비판하는 방식으로 SF를 쓰는 경우가 많았다.

-요즘은 '자율주행차'가 이슈다. 자율주행차를 타고 절벽 인근 도로를 운전하는데 사람이 갑자기 뛰어든 경우를 가정하자. 핸들을 틀면 운전자가 죽고 틀지 않으면 뛰어든 사람이 죽는다. 이런 상황에서 자율주행차의 소프트웨어는 어떻게 설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이건혁=사실 이건 답이 없는 문제긴 하지만 핸들을 꺾지 않을까 싶다. 자율주행차가 사용자 보호와 외부 생명을 보호 중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 문제인데 차 안의 사용자는 에어백 등 보호장치가 있고 뛰어든 사람은 없는 상황이다. 최선이 없으니 '차선'을 선택하지 않을까. 보호장치가 있는 사용자가 살 가능성을 보고 판단할 것 같다.

▶박지혜=도덕적, 윤리적으로 보면 핸들을 꺾는 것 같다. 하지만 0.01초라는 짧은 순간에 외부인도 피하고 사용자도 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기술 개발은 불가능할까. 자율주행차를 만들 수 있다면 대처능력도 넣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영인=이것 아니면 저것을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서 기술이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역으로 말씀드리면 도로에 사람이 뛰어들어 칠 수도 있는 환경에선 자율주행차를 만들면 안된다. 사람 출입을 제한하는 기구 등을 설치해서 그럴 가능성을 없애는 것이 우선이다. 테슬라 역시 도로에 센서를 설치하고 차의 센서와 소통하는 식으로 기술을 발전시키려 하는 걸로 알고 있다.

▶김창규=도로와 자율주행차가 분리되면 안된다. 이 둘이 한 덩어리로 발전되고 있다. 사실 근데 소설을 쓰는 사람 입장이라면 저는 보험회사가 알아서 할 거라고 답하겠다. 농담만은 아닌게 인공지능이 그 정도로 삶을 파고들 때는 이미 '인공지능시대 신자본주의'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 보험 약관도 지금과는 다를 거다. 미래의 보험회사가 (바라는 방향으로) 처리할 거다. (웃음)

-국내에서 SF소설을 쓰면서 아쉬운 점이 있나.

▶이건혁=사실 참고할 만한 한국어 자료가 너무 없다. 기본적으로 영어로 된 자료를 찾아야 한다. 사실 과학 연구와 과학 소설이 같이 간다. 차기작으로 VR포르노와 관련된 걸 쓰는데 기술만해도 이미 한국과 미국이 차이가 난다. 미국을 보면 벌써 체온과 살결, 바람을 느낄 수 있는 'VR수트'가 개발돼 있다. 조금 더 전문적인 과학 연구서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글을 쓴다는 건 읽기와 분리되기 어렵다. 읽어야 쓰고 써야 읽게 된다. 주로 읽는 책이라거나 두고두고 읽어도 참 좋은 책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이건혁=글 쓰기 전엔 몸풀기 식으로 필사를 한다. (필사하기 위해) 교과서처럼 들여다 보는 책은 박완서 작가의 '아주 오래된 농담'이다. SF소설을 추천한다면 그렉 이건의 '쿼런틴'을 추천한다. 최근에 읽었는데 SF는 이렇게 써야한다고 느꼈다.

▶박지혜=순문학부터 로맨스소설까지 가리지 않고 읽는다. 박범신 작가의 '흰 소가 끄는 수레'를 좋아한다. 학교다닐 때 읽었는데 영혼을 잡고 뒤흔들고 가슴을 뚫어버리는 충격을 받았다. 해외 작가로는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가장 좋아한다. SF소설로는 코니 윌리스의 '화재감시원'을 추천한다.

▶이영인=SF소설본다 환상문학으로 취급되긴 하지만 보르헤스를 좋아한다. '모래의 책'이 대표적이다. 그가 제시한 '무한대'에 대한 개념이 신선했다. 보르헤스가 직접 선정해서 엮은 '바벨의 도서관'시리즈도 추천한다.

▶김창규=다른 사람들의 작품을 읽으면 무의식 중에 빨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 잘 읽는 편은 아니다. SF를 제외한 장르에선 한 페이지도 오래 들여다봐야 뜻을 알 수 있는 책을 좋아한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가 대표적이다. SF에선 대하소설인 프랭크 허버트의 '듄' 시리즈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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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zon4ram  | 2017.06.18 13:23

혁명적인 통일장이론으로 우주의 모든 현상을 명쾌하게 설명하면서 기존의 이론을 부정하는 책(제목; 과학의 재발견)이 나왔는데 과학자들이 반론을 못하고 있다. 이 책은 과학을 논하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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