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세 인상 가시권...정유업계, 수출량 늘려야 하나 '고심'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서울 송파구 탄천공영주차장에 경유로 운행되는 버스가 줄지어 주차된 모습. /사진=뉴스1.

정부가 경유세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정유업계는 국내 판매하는 경유를 해외 수출로 대체할 것을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 고심에 빠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1일 에너지 상대가격 연구용역 최종 회의를 열었다. 정부는 7월초 공청회를 열고 8월까지 인상안 여부가 담긴 최종안을 9월 정기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초 경유세 인상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교통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 4곳에서 진행된 '수송용 에너지의 환경영향' 연구 결과를 놓고 논의가 진행됐다. 회의에서는 경유세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역에 참가한 한 연구기관 관계자는 "최종 보고서는 7월말쯤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할 예정"이라며 "수송용 에너지가 연구 과제인 만큼 휘발유, 경유, LPG 등을 비교대상으로 놓고 진행했다"고 밝혔다.

정유업계는 3가지 연료만 놓고 비교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휘발유, 경유, LPG만 놓고 보면 경유의 오염배출량이 많다는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다"며 "경유가 미세먼지의 주범인지 아직 정확한 통계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유업계는 경유세 인상으로 연간 1억5000만배럴이 소비되는 국내 경유 시장이 쪼그라들 것을 대비해 해외 수출량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내 경유 소비량은 2015년 기준 약 1억5637만배럴로 휘발유, LPG를 포함한 3가지 연료 총 소비량의 48.4%를 차지한다. 지난해 기준으로도 경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46.9%에 달했다.

국내 정유사들이 해외에서 원유를 들여와 정제하면 이 중 약 40%가 경유다. 이렇게 생산된 경유의 절반은 국내에서, 나머지 절반은 해외로 수출된다.

업계 관계자는 "경유세 인상은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는 만큼 미세먼지 요인에 대해 정확한 분석 후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정유사들이 해외 경유수출을 늘리면 그만큼 시장경쟁도 치열해져 경유 가격 하락 등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