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전 행정관 "朴, SKT-CJ헬로비전 합병 우려했다고 들어"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김창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65)이 지난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추진에 대해 우려의 뜻을 보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인모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은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진행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61)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주장했다.

인 전 행정관은 이날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으로부터 'VIP(대통령)가 합병을 우려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느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안 전 수석을 통해 내려온 대통령의 의견이 '합병 반대'라는 취지냐"라는 질문에 "네"라도 말했다.

증언에 따르면 김모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은 지난해 6월 신영선 당시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을 청와대로 불러 두 회사의 합병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의견을 전달했다. 공정위는 같은해 7월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SK가 K스포츠재단의 추가 지원 요구를 거절해 양사의 인수·합병이 무산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한 이후 K스포츠재단에 총 89억원을 추가로 출연해줄 것을 요청받았다. 그러나 SK는 협의를 거쳐 30억원만 지원하기로 방침을 세웠다가 최종적으로는 출연을 거절했다.

이와 관련, 인 전 행정관은 검찰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공정위에서 대통령의 정무적 판단을 존중한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이날 법정에서 과거 이 같은 진술을 한 이유에 대해 "대통령이 우려한다는 뜻은 합병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통령의 정무적 판단이 부당한 간섭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