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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10년 수익률 대결의 패자 "베팅 2배 올려 재대결한다면"

[행동재무학]<187>헤지펀드는 상승장에서 약하다?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입력 : 2017.07.16 08:00|조회 : 1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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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행동재무학(Behavioral Finance)은 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잘 파악하면 소위 알파(alpha)라 불리는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월가 10년 수익률 대결의 패자 "베팅 2배 올려 재대결한다면"
“지난 10년 간 수익률 대결에서 졌다. 그러나 베팅 금액을 두 배로 올려서 다시 10년 대결을 한다면 이길 확률이 높다.”

2007년 미국 월가의 한 헤지펀드가 100만 달러(약 11억원)가 걸린 주식투자 대결에 나섰습니다. 상대는 현 시대 최고의 투자 귀재 워런 버핏(Warren Buffett).

월가의 수익률 대결은 버핏이 복잡한 헤지펀드가 단순한 인덱스펀드를 이길 수 없다고 주장한 뒤 뉴욕 소재 헤지펀드 프로티지 파트너스(Protege Partners)의 테드 사이즈(Ted Seides) 펀드매니저가 이를 반박하고 나서면서 비롯됐습니다.

버핏은 헤지펀드가 향후 10년 간 S&P500에 기반한 인덱스펀드를 앞선다면 100만 달러를 내놓겠다고 내기를 걸었고, 헤지펀드는 호기롭게 이 내기를 받아들였습니다.

수익률 승부가 시작된 첫 해인 2008년엔 헤지펀드가 인덱스펀드를 큰 차이로 앞질렀습니다. 수익률 차이는 무려 13%p나 났습니다.

그러나 2009년 인덱스펀드가 헤지펀드를 제치고 역전에 성공했고 이후 한번도 헤지펀드에 뒤지지 않은 채 줄곧 수익률 우위를 고수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5월 초 10년 수익률 내기 마감일을 8개월 정도 남긴 채 헤지펀드는 그만 패배를 인정하고 백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수십억 원의 연봉을 받는 난다 긴다 하는 월가의 매니저가 운용하는 헤지펀드가 왜 단순한 인덱스펀드에 진 걸까요?

인덱스펀드는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모든 주식에 투자하는 지극히 단순한 투자입니다. 대박 종목을 찾아내기 위한 별도의 리서치가 필요하지 않아 아무나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단순한 인덱스펀드에 헤지펀드가 졌다면 그야말로 수치스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것도 10년 동안 내내요.

사람들은 헤지펀드가 버핏에 패배했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인덱스펀드에 진 것입니다. 버핏은 그저 헤지펀드가 인덱스펀드를 이길 수 없다고 말했을 뿐이고, 인덱스펀드를 직접 운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10년 수익률 대결에서 진 패자는 무슨 말을 했을까요? 헤지펀드가 밝힌 패배 이유를 보면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첫째, 헤지펀드의 비싼 수수료를 패배 이유의 하나로 들었습니다. 리서치를 통해 투자주식을 찾는 헤지펀드는 높은 수수료를 요구합니다. 따라서 성과가 월등히 뛰어나지 않는 한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수익률은 저조할 수밖에 없습니다.

버핏도 지난 2월 연례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헤지펀드가 고액의 수수료를 부과해 고객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 들이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버핏의 오랜 파트너인 찰리 멍거(Charlie Munger) 버크셔 부회장도 원금의 2%를 운용보수로, 수익의 20%를 성과보수로 챙기는 소위 ‘2%-20%룰’을 고수하는 헤지펀드의 잘못된 수수료 부과 행태를 꼬집었고요.

둘째, 지난 10년은 투자환경이 특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2008년 수익률 대결을 시작할 당시에도 주가는 이미 역사적 기준으로 볼 때 매우 비싼 수준이었는데도 투자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주가를 계속 끌어올렸다고 말했습니다.

마치 과거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처럼 말이죠.

또한 지난 10년 동안 증시폭락(market crash)이 존재하지 않았던 점도 헤지펀드가 인덱스펀드에 진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2008년과 2000~2002년에 목격했듯이 헤지펀드는 약세장에서 오히려 좋은 수익률을 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지난 10년은 주식 버블이 지속됐고 증시폭락이 발생하지 않은 예외적인 기간이었다는 것이지요.

셋째, 버핏이 S&P500에 기반한 인덱스펀드를 선택했기 때문에 헤지펀드가 패배했다고 분석했습니다. S&P500은 미국 대형주에 편향된 지수입니다. 중소형주나 해외주식이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즉 상대적으로 덜 분산된 포트폴리오인 셈이죠.

그런데 버핏이 S&P500을 선택했고, 지난 10년간 S&P500지수는 이상하리만큼 강세를 띄었습니다. 게다가 패시브투자(passive investing) 열풍과 맞물리면서 상승효과가 커졌습니다.

반면 헤지펀드는 해외주식에 분산투자했는데, 이 기간 동안 해외주식은 손실을 냈습니다. 결과적으로 헤지펀드가 버핏에게 진 결정적인 이유는 해외주식 분산투자 때문이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S&P500은 강세장에 베팅하는 것이고 헤지펀드는 반대로 약세장에 베팅하는 것인데, 지난 10년은 강세장이 지속되면서 헤지펀드가 질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앞으로 10년은 헤지펀드가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지금 현재 S&P500은 과대평가돼 있고, 또 패시브투자에 대한 인기도 시들해질 것이란 이유에서입니다.

그래서 수익률 내기 판돈을 두 배로 올려 10년 수익률 대결을 벌인다면 헤지펀드가 이길 확률이 높다며 버핏에게 재대결을 벌이자고 넌지시 꼬드겼습니다.

그런데 버핏이 수익률 대결을 한번 더 할까요? 헤지펀드가 재대결을 신청한 지가 두달이 넘었지만 버핏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 10년 수익률 대결을 한번 더 한다면 여러분은 어느쪽에 베팅을 하시겠습니까? 주식시장이 10년 더 강세장을 유지할까요 아니면 약세장으로 전환될까요? 헤지펀드와 베팅 한번 해 보시죠.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7월 16일 (04: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강상규
강상규 mtsqkang3@mt.co.kr

대한민국 창업가와 벤처기업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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