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베 부인 아키에, 영어 못해"…외교결례 논란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 아키에 여사가 영어를 못한다고 험담했다. 해당 발언이 외교 결례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아키에 여사의 뛰어난 영어 실력이 재조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8일 아베 총리와의 독일 함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만찬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던 중 아키에 여사의 영어 실력을 험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자리에는 각국 정상들 뿐 아니라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를 비롯 다양한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면서 "나는 멋진 남자 아베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 옆에 앉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아키에 여사는 멋진 여성이지만, 영어를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부인 아키에 여사 /AFPBBNews=뉴스1

기자가 “아예 못한다는 이야기냐, (영어 실력이) 제로(0)인 것이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심지어 '헬로'(hello)라는 말도 영어로 못한다"고 대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저녁만찬이 '어려웠다'(hard)며 "식사가 1시간 45분이나 진행됐기 때문"이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또 "그나마 일본 통역사가 한명 있어서 다행이었다. 통역사가 없었으면 더욱 어려운 저녁 만찬이 됐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도 저녁은 전반적으로 좋았다. 아키에 여사는 사랑스러운 여성이다"라고 말했다.

외국 정상 부인을 평가하는 이 같은 발언은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이 이어지는 한편 아키에 여사의 영어가 유창하다는 반론이 나왔다. 의회전문지 더힐은 20일 2014년 9월 아키에 여사가 뉴욕에서 개최된 아·태평양 심포지엄에서 영어 기조 연설을 했다면서 아키에 여사가 영어를 할 수 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이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연설은 15분간 미리 작성된 원고를 읽는 방식으로 진행됐고 참석자들은 아키에 여사의 영어 연설을 별 문제없이 경청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위터에서는 “사실 아키에 여사는 영어를 잘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말을 섞기 싫어서 입을 열지 않은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프랑스 방문에서도 브리짓 마크롱 프랑스 영부인과 인사하며 "아름답다. 몸매가 참 좋다"(in such a good shape)라고 말해 외교 결례라는 지적을 받았다.
/영상=유튜브, 2분20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