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산 쌀 수입허용…'사상 처음'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새크라멘토시(市) 북부의 쌀 생산지역. /사진=위키미디어

중국이 미국산 쌀 수입을 사상 처음으로 허용했다. 지난 5월 14년 만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한 데 이어 자국 농축산물 시장의 문을 활짝 열었다. 미국도 중국산 가금류 수입을 시작하면서 농식품 시장에서 양국 관계가 더욱 밀접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소니 퍼듀 미국 농무부(USDA)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 농부들이 세계 최대 쌀 소비국에 접근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쌀 수입을 허용했다는 의미다.


중국은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며 수입국이기도 하다. 중국이 처음 쌀 시장을 개방한 건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쌀 수입을 시작했다. 중국의 작년 쌀 수입량은 500만 t에 이른다.

미국은 10여 년 전부터 줄곧 중국의 쌀시장 개방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중국이 식품 위생에 관한 규정 등을 이유로 수입을 허가하지 않았다.

벳시 워드 미국 쌀 수출협회 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양국이 쌀 교역에 합의하는데 10년을 기다렸다"며 "협회 회원들이 안전하고 질 좋은 미국산 쌀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합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미국 쌀 수입 허용으로 미국의 쌀선물 가격은 급등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미국 쌀 선물은 지난 4월 cwt(1cwt=50.8㎏)당 10달러 미만에서 거래됐으나 5월 이후 오름세로 돌아서 현재 cwt당 12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미국 쌀 선물가격 현황. /사진=CME그룹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 농부들의 협동조합인 칼로즈(Calrose)에서 중개인으로 일하는 의 중개인인 스튜어트 회트거는 "당장 중국으로의 쌀 수출이 엄청나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국이 향후 미국쌀의) 중요한 수요처가 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중국은 지난 5월 2003년 이래 처음으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도 허용했다. 중국 바이어들은 지난주 1253만 t 규모의 미국산 콩과 371 t의 소·돼지고기를 수입하는 3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이 손해만 본 것은 아니다. 미국은 중국산 익힌 가금류 수입을 재개했다. 미국은 그동안 보건·위생상 문제로 닭고기를 비롯한 중국산 익힌 가금류 수입을 금지해왔다.

닛케이아시안리뷰(NAR)는 "(중국의 미국 쌀 수입은) 중국과 미국이 농식품 교역에서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는 또 하나의 신호"라면서 "철강 등 다른 분야에서는 그렇지 못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