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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치킨 2마리 먹으며 공부"…'치믈리에' 시험 도전기

국내 첫 '치킨 감별사' 시험 개최…응시자 500여명 북적, 문제 난이도 높아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입력 : 2017.07.23 06:50|조회 : 1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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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기시험지와 실기시험용 치킨상자/사진=이재은 기자
필기시험지와 실기시험용 치킨상자/사진=이재은 기자
"교촌치킨은 한마리 치킨은 판매 않고 윙과 닭다리만 판매한다?"
"페리카나와 멕시카나는 같은 회사다?"

‘땡’ 시험 시작을 알리는 소리가 울리며 시험지가 배부되자 곧 정적이 감돌았다. ‘아’하는 탄식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정면에 걸려있던 초시계가 보여주는 남은 시간이 줄어들 때마다 OMR 카드를 바꿔달라는 외침이 잦아졌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제1회 치믈리에 자격시험이 치러졌다. '치믈리에'(chimmelier)란 '치킨'과 와인 전문가인 '소믈리에'의 합성어로, 치킨 맛을 감별하는 전문가를 뜻한다. 마침 이날은 치킨 소비가 여느 때보다 많은 중복이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업체 '배달의 민족'이 주최한 이날 행사는 소믈리에처럼 치킨 고수를 찾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1교시는 치킨에 관한 상식을 평가하는 필기시험, 2교시는 치킨을 먹고 브랜드와 치킨명을 맞히는 실기시험이다.

22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서 진행된 제1회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사진=이재은 기자
22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서 진행된 제1회 배민 치믈리에 자격시험./사진=이재은 기자
시험 한시간 전인 오후 1시30분. 이벤트에 참가하려는 이들로 줄이 길게 늘어서있다./사진=이재은 기자
시험 한시간 전인 오후 1시30분. 이벤트에 참가하려는 이들로 줄이 길게 늘어서있다./사진=이재은 기자
치킨은 국민간식인 만큼 '고수'가 많다. 지난 7일 시험 접수 시작 1시간여 만에 지원자가 몰려 조기마감됐다. 기자도 운좋게 응시에 성공해 이날 시험장을 찾았다. 넘치는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시험시간 1시간 전인 오후 1시30분 연회장은 이미 도착한 수백명으로 가득 찼다. 멀리 부산서 온 사람부터 아기띠를 착용하고 생후 80여일 된 아기를 데려온 사람까지 다양했다. 방송인 하하, FT아일랜드 멤버 최민환 등 유명 연예인들도 자리를 빛냈다.

◇"자타공인 치킨 마니아, 자격증으로 인증하겠다"
이날 시험에 응시한 이들은 참가 이유로 남들에게 없는 ‘자격증’을 꼽았다. 김세열씨는 "평소 치킨 마니아라서 주변에 자주 치킨을 소개해줬는데 자격증까지 있으면 내 말의 신빙성이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치믈리에 도전을 위해 며칠 간 기자도 공부했다. /사진=이재은 기자
치믈리에 도전을 위해 며칠 간 기자도 공부했다. /사진=이재은 기자
자격증을 위한 노력도 상당했다. 신동호씨(28)는 "근 열흘 간 하루에 치킨 2마리씩 먹었다"며 웃어보였다. 시험 시작 전까지 많은 이들이 손에 휴대폰을 쥐고 치킨 프랜차이즈의 메뉴를 공부하거나 업체에서 준비한 예상모의고사 등을 풀어봤다. 이에 질세라 기자도 마지막까지 브랜드별 모델과 치킨 종류 등 그간 공부해온 것들을 되새기며 시험에 임했다.

◇실기 난이도 높아… "다음해 기약"
필기시험 '닭가슴살' 부위 고르기 문제 /사진=이재은 기자
필기시험 '닭가슴살' 부위 고르기 문제 /사진=이재은 기자
시험 문제 중에서는 거저 주는 쉬운 문제도 있었다. 그림을 주고 '다음 치킨 부위 중 가슴살에 속하는 영역을 고르라'는 문제에 진행자 장성규 아나운서는 "이 문제 틀린 사람은 여기에 왜 오셨죠?"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난이도가 높았던 필기 4번 문제. /사진=이재은 기자
난이도가 높았던 필기 4번 문제. /사진=이재은 기자
하지만 전반적으로 난이도는 높았다. 4장의 사진을 주고 "네네치킨의 '스노윙 치킨'을 고르라"는 필기 4번이나 "BHC에는 ‘매운 뿌링클’도 있다…O·X?"는 필기 22번 문제는 "웬만한 치킨은 거의 먹었다"고 자부하는 기자도 헷갈렸다.

2교시 실기시험을 위해 제공된 12개의 치킨 조각 /사진=이재은 기자
2교시 실기시험을 위해 제공된 12개의 치킨 조각 /사진=이재은 기자
실기영역은 12개의 치킨 조각을 먹고 문제에 답하는 형식이다. /사진=이재은 기자
실기영역은 12개의 치킨 조각을 먹고 문제에 답하는 형식이다. /사진=이재은 기자
특히 실기시험을 볼 때는 진땀을 뺐다. 실기는 참가자들이 치킨을 직접 맛보고 브랜드를 맞히는 시간. 주최측이 제공한 치킨 상자에는 프라이드·가루(조미료를 묻힌 치킨)·양념·핫 양념 등 네 종류의 치킨 조각들이 브랜드별로 세 가지씩 담겼다.

각 치킨 조각을 먹어보고 브랜드를 판별해야 한다. 하지만 '보기'가 많은 데다 브랜드별로 비슷한 메뉴가 많아 분별이 쉽지 않았다. 특히 프라이드는 맛이 회사마다 비슷해 조금씩 여러번 먹어봐야만 했다. 한 응시자는 "평소 동네에서 파는 전기구이 통닭만 즐겨먹어서인지… 다 찍었다"면서 "내년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은 치킨·상업성은 아쉬워"
행사는 매끄럽게 진행됐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한 응시자는 "치킨이 다 식어 기대와 달리 맛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김모씨(29)는 "상업적이었다"면서 "필기시험 30번 문제인 '좋은 배달 앱을 고르시오' 문제가 유쾌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진행자는 주최 측을 답으로 고르지 않은 3명의 실명을 호명했다.

이번 시험의 필기 30문제·실기 12문제 중 각 절반 이상을 맞힌 응시자들은 치믈리에 자격증을 받는다. 합격자는 28일 개별공지, 31일 SNS 등을 통해 발표된다.

'치믈리에' 자격증 / 사진=이재은 기자
'치믈리에' 자격증 / 사진=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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