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작지만 강한 기업에 투자할 때"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

"지난 3년 동안 대형주 장세가 진행됐기 때문에 이제는 중소형주에서 좋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왔다. "

'가치투자의 대가'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은 24일 신상 중소형주 펀드 '신영마라톤중소형'을 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허 사장은 "화려하기보다는 소박하게 신규 펀드 운용을 시작하고자 한다"며 "중소형주는 유동성이 제한적인 주식이 많아 가격에 부담을 주지 않는 수준에서 조용히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2017년 강세장으로 돈 들어오는 펀드가 손꼽히는 현실에서도 허 사장은 "초기 자금 유입을 위해 마케팅에 특별히 신경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돈이 적게 들어와도 조금씩 주식을 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가치투자 명가' 신영자산의 중소형주 펀드 출격=24일 코스닥 지수는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0.72포인트(0.11%) 오른 677.32에 마감했다. 연초 대형주 대비 부진했던 중소형주가 올라오는 흐름이지만 허 사장은 "시장의 단기적 흐름과 전망은 예측할 수 없는 것"이라며 "우리는 중장기적으로 고객에게 수익률을 돌려주는 것만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는 이미 '중소형'이라는 이름이 붙은 펀드만 400개 넘는 현실에서 신영자산운용의 중소형주 펀드가 기대를 모으는 이유는, 신영자산운용이 지난 몇 년 간 투자자의 신뢰에 보답한 몇 안 되는 회사여서다.

신영자산운용의 대표 펀드인 신영마라톤 펀드와 신영밸류고배당 펀드는 단기, 중기, 장기 수익률에서 모두 플러스 성과를 나타내며 명실공히 '국민펀드'로 등극했다.

제로인에 따르면 신영밸류고배당 펀드(C클래스)는 21일 기준 올해 수익률이 17.42%를 나타냈고, 3년 수익률 29.03% 5년 수익률 102.55%를 기록했다. 이 펀드의 운용설정액은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가장 큰 사이즈인 2조7441억원인데도 장기간 안정적인 고수익을 돌려주는 탁월한 성과를 냈다.

허남권 사장이 직접 운용하는 신영마라톤 펀드(A클래스)는 21일 기준 올해 수익률은 19.09%, 3년 수익률 28.45%, 5년 수익률 82.30%를 나타냈다. 두 펀드가 모두 5년 만에 거의 2배 수익률을 투자자에 돌려준 것이다.

김종언 대신자산운용 펀드매니저

◇연초 돋보인 '강소펀드' 살펴보니=2017년 주식시장에 철저히 대형주 위주로 진행되면서 중소형주 펀드는 상대적으로 부진했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수익률이 두드러진 펀드도 있었다.

설정액 254억원 규모 대신자산운용의 대신성장중소형주 펀드(A클래스)는 21일 기준 올해 수익률이 26.01%를 기록했다. 설정액 5000억원 이상 대규모 중소형주 펀드의 올해 수익률이 10% 미만인 것을 감안하면 '군계일학'의 성과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김종언 대신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상반기는 IT업종이 슈퍼사이클을 맞았다고 판단해 IT 업종을 비중 있게 담았다"며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관련주에 베팅한 것이 유효했다"고 설명했다.

IT 업종이 전통적으로 성수기를 맞는 3분기에 중소형주 주가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코스닥 지수 자체보다는 개별 주식별로 모멘텀이 엇갈리겠다고 봤다.

김 매니저는 "코스닥 지수는 제약바이오 및 화장품 업종 비중이 커 별개로 움직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개별 종목 중에서는 주가가 폭발적으로 오를 수 있는 종목이 나오겠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