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철강관세, 헬스케어 등 주요의제 끝낸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산 철강 덤핑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헬스케어, 세제개혁 등 주요 핵심의제의 마무리 이후로 결정 시점을 미뤘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내심 폐지하고 싶다며 FTA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헬스케어와 세제개혁, 심지어 인프라투자까지 모든 일이 마무리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지금 시점에는 철강 관세부과를 결정하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들은 미국에서 철강을 덤핑판매하고 있고. 이는 극도로 불공평하다"며 "매우 조만간(very, fairly soon) 철강덤핑을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 맥락과 주요 의제들의 의회통과 가능성을 고려하면 외국산 철강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부과 결정은 예상보다 상당기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기간 철강덤핑을 막아 미국 철강기업을 되살리고, 철강 노동자를 돕겠다고 공약했고,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외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수입철강 안보영향 조사보서를 조만간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 내부에서조차 철강 최종수요자가 반발하는 등 외국산 철강에 대한 관세부과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아지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철강업체들이 경영난에 빠진 것은 중국업체들의 과잉생산으로 국제 철강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입규제로 인해 현재 미국에 직접 수출되는 중국산 철강은 미미한 수준이다.

미국에 대한 주요 철강수출국은 캐나다, 브라질, 한국, 멕시코 등이다. 미국은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산 철강 수출에서 중국(14.4%)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2.2% 비중을 차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관련 "NAFTA를 폐지할 준비가 돼있고, NAFTA는 미국에 끔찍한 거래중 하나이기 때문에 솔직히 폐지를 기대하고 있다"며 NAFTA 재협상에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는 이어 "미국 자동차산업이 미국을 떠나 멕시코로 갔다. 멕시코가 우리 기업들 데려가고, 자동차를 만들고 이후 그 차를 세금도 없이 미국에서 판매하는 것은 매우 불공평하다"며 "나는 공평함을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FTA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강경발언은 한미FTA(자유무역협정) 공동위원회 회의 개최를 앞두고 개최장소, 시기, 효과분석방안 등을 놓고 샅바싸움에 들어간 우리나라에도 험로를 시사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