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상조업체 줄폐업…소비자피해 확산 우려

자료제공=공정거래위원회

올 상반기 상조업체들의 폐업이 줄을 이었다.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데다 상조업 등록을 위한 자본금 요건이 강화되면서 부실 상조업체의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상조업체가 폐업했을 경우 가입자들이 납입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당국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2분기 9개 상조업체가 폐업했고 1개 업체는 등록이 취소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1분기(9개)까지 합치면 올 상반기에만 19개 상조업체가 문을 닫았다.

상조업체는 가입자에게 다달이 회비(선수금)를 받아 그 돈으로 가입자나 가입자 가족의 사망 시 장례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등록된 상조업체 수는 176개다. 지난해 3월 214개사였던 등록 상조업체 수는 같은 해 9월 197개, 12월 195개, 올 3월 186개 등 매분기 줄어들고 있다.


올 2분기에 폐업한 업체는 뷰티플라이프, 대명라이프이행보증, 우리동네상조, 상부상조, 의전나라, 금구, 라이프금호종합상조, 혜민서, 상영 등이다. 등록 취소된 업체는 이편한통합라이프다.

상조업계가 전반적으로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가입자 유치를 위한 시장 내 출혈 경쟁까지 심화 됨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버티지 못하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 1월 개정 할부거래법 시행으로 자본금 요건이 강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공정위는 영세 상조업체가 난립해 소비자 피해가 커지자 자본금 기준을 3억원에서 15억원으로 상향했다.

즉 그전까지는 자본금이 3억원 이상이면 상조업체를 차릴 수 있었지만 올 1월 이후에는 15억원 이상 돼야 한다. 기존 업체들도 3년의 유예기간 안에 이 기준에 맞춰 자본금을 늘려야 한다.

올 2분기의 경우 위드라이프그룹, 우림라이프, 케이비국방플러스, 씨에스라이프, 제이에이치라이프, 디에스라이프, 고려상조 등 7개 업체가 자본금이 변경됐다고 공개했다.

할부거래법 개정안이 정한 시한(2019년 1월24일)이 다가오면서 상조업체의 자본금 증액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법 개정 이후 지금까지 총 24개사에서 26건의 자본금 증액이 이뤄졌다.

다만 상조업체의 폐업이 이어지면서 소비자 피해도 우려된다. 지난해 소비자원에 접수된 상조서비 스관련 상담건수는 9472건이었다.

납입금을 돌려주지 않고 상조업체가 폐업하면 가입자들은 자신이 납입한 돈의 50% 밖에 보상받지 못한다. 그나마 상조업체가 은행이나 공제조합과 소비자피해보상보험 계약을 맺지 않았을 경우엔 이마저도 받지 못한다.

공정위는 상조업계 구조조정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상조업체끼리 회원이전 계약을 맺는 경우 계약을 인수한 업체가 해약 환급금, 선수금 보전 의무도 지도록 했다.

아울러 부실 위험이 높은 상조회사 30여곳에 대한 할부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해 직권조사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경기불황과 수익성 악화로 상조업체의 폐업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상조업체와 상조계약을 체결한 소비자는 업체의 영업여부를 수시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상조업체의 영업여부는 공정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