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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비오네"…'썩는데 100년' 비닐우산 또 샀다

매년 버려지는 우산 비닐커버 1억장, 환경 피해 심각…무상 제공 금지 등 대안 필요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입력 : 2017.08.01 06:25|조회 : 7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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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서울 광화문 한 건물의 출입구에 우산 비닐커버 포장기가 설치돼 있다.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비닐 우산을 구입한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사진=남형도 기자, 뉴시스<br />
(왼쪽)서울 광화문 한 건물의 출입구에 우산 비닐커버 포장기가 설치돼 있다.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비닐 우산을 구입한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사진=남형도 기자, 뉴시스
#7월31일 오후 12시 광화문 일대. 아침에 우산을 미처 챙기지 못한 직장인 김모씨(31)가 한 편의점으로 향했다. 그가 집어든 것은 5000원짜리 일회용 비닐우산. 김씨는 "돈이 아깝긴 하지만 오늘 비가 많이 온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샀다"며 "비가 오락가락해 이달에 비닐우산만 3개를 샀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2시15분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에서는 손님들이 우산 비닐커버를 뜯고 있었다. 약 10분간 손님들이 뜯어간 우산 비닐커버는 20개. 30초에 1개씩 우산 비닐커버를 사용한 셈이다. 비닐커버에 우산을 씌우려다 잘 안돼 바닥에 버리는 경우도 있다. 백화점 손님 이모씨(22)는 "옷에 젖는 것이 싫어 비닐커버를 쓴다"며 "쓰레기가 많이 나오긴 할 것 같은데 별로 신경은 안 쓴다"고 말했다.


비를 피하기 위해 쓰고 버리는 일회용 우산이나 우산 비닐커버 등 관련 쓰레기가 환경 오염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회용 비닐 우산이나 우산 비닐커버 등이 썩으려면 최소한 100년이 걸리지만 사용이 간편하고 환경보호 인식이 부족한 탓에 매년 문제가 반복되는 실정이다.

31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입구에서 한 직원이 우산 비닐커버 등이 담긴 쓰레기 봉지를 정리하고 있다./사진=남형도 기자
31일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입구에서 한 직원이 우산 비닐커버 등이 담긴 쓰레기 봉지를 정리하고 있다./사진=남형도 기자
오전부터 비가 쏟아졌던 31일 서울 중구 일대를 둘러본 결과 방문한 대형건물 10곳 중 9곳에는 우산 비닐커버 포장기가 설치돼 있었다. 시민들은 손쉽고 간편하다는 이유로 우산 비닐커버나 일회용 우산 등을 소비하고 있었다.

이날 12시 40분쯤 광화문에 위치한 한 오피스 빌딩에는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몰려들었다. 이들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며 우산 비닐커버를 하나씩 뜯었다. 포장기 근처에는 아무렇게나 버려진 우산 비닐커버들이 나뒹굴었다. 직장인 박모씨(36)는 "비오는 날에는 건물 입구에 늘 우산 비닐커버가 놓여 있기 때문에 사용한다"며 "무료이고 사용하면 깔끔하기 때문에 별다른 거부감은 없었다"고 말했다.

일회용 우산을 쓰고 다니는 이들도 많았다. 서울시청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씨(40)는 "기상청 예보가 안맞을 때마다 일회용 우산을 하나씩 사는 것 같다"며 "맨날 사고 잃어버리고 망가져서 버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나오는 우산 관련 쓰레기는 심각한 실정이다. 자원순환사회연대에 따르면 우산 비닐커버의 연간 소비량이 약 1억장에 달한다. 우산 비닐커버의 90%는 재활용 쓰레기로 분리되지 않고 그냥 버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의 일회용품 규제 대상도 아니라 뾰족히 막을 방안도 없다.

광화문 일대 한 건물에 설치된 우산 비닐커버 포장기. 인근에는 사람들이 버리고 간 우산 비닐커버가 나뒹굴고 있다./사진=남형도 기자
광화문 일대 한 건물에 설치된 우산 비닐커버 포장기. 인근에는 사람들이 버리고 간 우산 비닐커버가 나뒹굴고 있다./사진=남형도 기자
쓰고 버리는 일회용 우산 등 우산 쓰레기도 많다. 매년 2000만~3000만 개의 우산이 우리 손으로 들어온 뒤 다시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가 오면 일회용 우산을 손쉽게 산 뒤 대중교통 등에 두고 잃어버리고, 조금만 망가져도 버리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환경 오염 피해도 심각하다. 우산 비닐커버의 원료는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이기 때문에 땅 속에 매립할 경우 썩는 데 100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각하면 다이옥신 등 유해 성분을 배출하고 온실가스 메탄 등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우산 비닐커버를 자발적으로 줄이도록 캠페인을 벌이고 대신 빗물제거기 등의 사용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박다효 자원순환사회연대 연구원은 "해외에서는 법적 규제를 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있어 일단 캠페인·홍보를 위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공공기관 14곳을 대상으로 우산 비닐커버를 쓰지 않겠다는 협약을 했고, 대안으로 빗물 제거기 등을 쓰도록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산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고장난 우산을 버리지 않고 고쳐쓰는 방법도 있다. 서초구에서는 2003년부터 우산을 고쳐주는 '우산수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수리비는 전부 무료다. 매년 평균 1만여개의 우산·양산이 수리센터에서 고쳐지고 있다.

남형도
남형도 human@mt.co.kr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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