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봉이 김선달" 생수 전쟁 본격화

7000억원 규모 생수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저성장 국면에서도 매년 확대되는 생수 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여긴 식품업체들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생수시장 1등 브랜드 '삼다수' 유치전까지 더해져 업체들 간 각축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31일 신세계푸드는 다음달 중순쯤 전국 이마트 점포에 '올반 가평수'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8월초부터 순차적으로 제품을 선보이려던 계획을 다소 미뤘다. 시중에 판매되는 생수 종류가 100여개에 달하는 상황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면 전국 점포에 일시에 선보이는 게 낫다는 전략적 판단에서다. 브랜드도 신세계푸드의 통합 식품브랜드인 '올반'을 앞세웠다.


신세계푸드는 생수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해 지난해 12월 생수 제조업체 제이원을 자회사로 인수한 후 7개월여에 걸친 재정비 작업을 거쳐 이번 제품을 출시했다. 기존 제이원이 만들던 생수 '크리스탈'은 유지한다. 주 유통채널은 이마트로, 향후 신세계그룹 편의점인 'e24'와 지역 중소형 마트로 넓혀갈 계획이다. 내년 공장도 증설해 매출액 80억원 이상, 3년내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 5%를 목표하고 있다.

최근 생수시장에 새롭게 뛰어든 사업자는 이뿐만이 아니다. 두유 '베지밀'로 알려진 정식품은 올초 '심천수'를 내놓으며 생수시장에 진출했고, 아워홈은 지난해 말 '지리산수'로 출사표를 던졌다. 웅진식품은 자회사 가야 F&B와의 합병을 통해 생수 '가야G워터'를 직접 운영하게 된 이후 지난 4월 패키지를 재단장했다.

온라인 쇼핑몰들도 앞다퉈 자체 생수 브랜드를 론칭했다. G마켓이 제주 용암 해수기업인 '제이크리에이션'과 손잡고 'KYA Water(캬워터)'를, 티켓몬스터는 '236 미네랄워터'를 내놓았다. 대형마트, 편의점들도 제각기 PB생수를 운영한다.

신세계푸드 올반 가평수

올해는 생수 1위 브랜드인 '삼다수' 재계약까지 걸려있어 업체 간 생수 전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개발공사는 광동제약과의 계약이 올 연말 종료됨에 따라 제주삼다수 도외 위탁판매를 담당할 업체를 9월말까지 선정할 계획이다. 영업지역에 대형마트 3사를 뺀데다, 이번에는 위탁판매사를 소매용 제품과 비소매·업소용 제품으로 이원화해 조건이 더욱 까다로워졌지만 1위인만큼 여전히 눈독들이는 업체들이 많다. 지난해 기준 제주 삼다수는 시장점유율 41.5%를 차지했고 롯데칠성 '아이시스'(9.7%)와 농심 '백산수'(8.0%)가 그 뒤를 따랐다.

이처럼 다양한 업체들이 생수시장에 진출하는 까닭은 성장세가 유독 빠르기 때문이다. 빅3 브랜드가 시장 60%를 점유하고 있지만, 시장이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들도 성장의 열매를 함께 맛볼 수 있는 구조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생수시장은 2000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이 11%에 달한다. 지난해의 경우 7400억원으로 전년대비 15.5% 성장하며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이 상태가 유지된다면 2020년 1조 규모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점유율 3%만 차지해도 300억원 매출이 추가 발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단 생수시장에 진출해 연말 삼다수 판권을 받으면 좋고, 그렇지 않더라도 자체 브랜드를 유지하고 있으면 시장 성장세 덕분에 매출이 추가 발생하니 업체 입장에서는 손해볼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