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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증시 '쥐락펴락' 공포의 외인구단, 정체는…

[이슈+]한국 증시는 외국인 놀이터? 외국인이 사면 사상 최고가, 외인 팔면 '주르륵'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입력 : 2017.08.12 04:16|조회 : 18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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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주식시장에는 슈퍼개미도 있고 펀드매니저도 있고 국민연금도 있지만 코스피 지수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외국인이다. 이 때문에 한국 증시는 왕왕 '외국인 놀이터' 또는 '외국인의 현금인출기(ATM)'로 불린다. 한국 주식의 1/3을 보유한 외국인이 2/3를 보유한 내국인 투자자를 제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韓 증시 '쥐락펴락' 공포의 외인구단, 정체는…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이란 한국주식을 취득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 등록증(IRC)을 발급받고 계좌를 개설한 주체를 뜻한다. 금융감독원은 이들 등록 계좌의 매매 내역을 통해 외국인 투자 동향을 추적·분석하고 있다.

◇미국계는 '장기투자', 유럽계는 '단타'=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외국인'이라는 한 단어로 통칭되지만 국적별 투자 성향에는 차이가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계의 경우 장기투자 성격이 강하다. 미국계는 캘리포니아 연기금을 비롯한 연기금·변액보험 등 긴 호흡으로 투자하는 '매수 후 보유(Buy and Hold)' 전략을 구사하는 기관 투자자가 대다수다. 주식을 한 번 사면 쉽게 비중을 줄이지 않고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20년 이상 묵직하게 투자한다.

반면 유럽·홍콩·조세회피지역(케이먼제도, 룩셈부르크) 외국인 투자자는 단기투자 성격이 강하다. 수익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는 헤지펀드나 짧은 호흡으로 투자하는 트레이딩 데스크가 많아서다. 유럽 중에서도 영국계 자금은 헤지펀드 자금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글로벌 이벤트나 환율 추이에 따라 치고 빠지는 매매패턴을 나타낸다.

올 상반기 외국인의 한국 주식 순매수액은 10조8940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미국계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10조9140억원을 기록했다. 미국계가 전체 외국인 순매수보다 더 많은 주식을 샀고 다른 국적 외국인들은 대체로 주식을 팔았던 것이다. 장기투자 성격이 강한 미국계의 집중적인 한국 주식 순매수는 2017년 강세장이 대세 상승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퀀트팀장은 "역대 한국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 유입될 때는 항상 미국계 자금이 상승세를 주도했다"며 "올해 외국인 순매수는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 자금 이동의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미국계든 유럽계든 외국인이 민감하게 신경 쓰는 변수는 환율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거래의 기축통화인 달러화 흐름은 외인 매매 동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외국인 자금이 미국 본토를 향하고,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다. 달러 약세는 외국인에게 환차익 매력을 높이기에 올 들어 달러 약세가 진행되면서 한국 증시에 외국인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외국인, 한국 주식 '폭풍 쇼핑'=금감원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외국인은 한국 상장주식 597조7000억원을 보유 중이다. 한국 증시 전체 시가총액의 33.1%로, 상장주식 주주 1/3이 외국인인 셈이다. 외국인은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째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고 주가 상승으로 보유잔고도 사상 최대치를 거듭 경신했다.

지난해 한국 증시에서 12조1090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올 상반기에만 10조8940억원을 순매수하며 1년 6개월간 한국주식 매집 규모가 23조원을 넘어섰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20조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 외국인 투자자 특성상 대세 상승장이 본격 도래하기 2~3년 전에 주식을 선취매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강세장의 전조 증상이라는 것이 강세론자들의 견해다.

코스피 역사를 살펴볼 때 1994년 1000포인트를 돌파했지만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던 시점은 1992년, 1993년으로 각각 1조5000억원, 4조300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돌파한 2007년에도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던 시기는 2003년(13조8000억원)과 2004년(10조4000억원)이었다. 즉 외국인은 본격적인 강세장 출현을 예고하는 매매 동향을 나타냈던 셈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쇼핑하는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실적이다. 한국 상장기업 순이익은 올해 사상 최대치를 돌파하며 120~130조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둘째는 기업지배구조 개편과 주주환원 정책 강화, 특히 배당성향 확대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스튜어드십 코드(기관 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지침)를 도입하겠다고 밝혀, 고질적 저평가 원인으로 지적됐던 한국기업의 배당성향 개선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올 하반기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로 전환했다. 지수가 많이 오른데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데다 북핵 리스크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자 유럽계 자금을 중심으로 일부 트레이딩 자금이 민감한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외국인의 방향성 전환에 2450선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던 코스피 지수도 2300선 초반까지 밀리며 조정이 본격화됐다.

◇개인·기관, 외국인에 맥 못 추는 이유는=외국인이 보유한 전체 한국 주식 규모는 1/3이고, 주식시장에 기관과 개인 투자자도 있지만 외국인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한 번에 수백 억원, 수천 억원의 자금을 움직일 수 없는 개인을 제외하면 사실상 증시 수급을 좌우하는 주체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다. 기관은 다시 금융투자(증권), 투신, 보험, 연기금 등으로 구분되는데 이들 중 증시 방향을 바꿀 만한 수급력을 지난 것은 투신, 연기금 정도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코스피가 2000포인트를 돌파하는 대세 상승장 시기를 살펴보면 강세장 초입에는 외국인이 주식을 샀고, 이후 펀드 투자 열풍에 힘입은 투신이 주도권을 쥐고 지수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올해 강세장에서 투신은 전혀 맥을 못 추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식형 펀드들이 투자자 신뢰를 상실하면서 자금 유출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올해도 코스피 지수가 24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지만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지속되고 있다. 환매가 계속되면서 펀드에 돈이 들어오지 않자 투신은 주도주를 사기 위해 기존 주식을 팔아 치워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을 움직일 만한 수급력을 갖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외국인이 사면 지수가 오르고, 외국인이 팔면 내리는 날이 많아지며 코스피 지수의 방향성이 외국인 마음먹기에 달린 날이 태반이다. 북핵 리스크에 코스피 지수가 2300선으로 밀린 것도 외국인이 8월 들어 약 1조원 전후 주식을 팔아서다. 기관이 주식을 매수하며 방어에 나서고 있지만 외국인 매물을 적극적으로 흡수할 충분할 실탄을 가진 국내 개인이나 기관 투자자가 없는 상황이다.

증시의 외국인 거래비중은 지난 3월 말 기준 6개월 연속 32%를 상회하며 사상 최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외국인이 작년부터 한국 주식을 단순 매집한 것이 아니라 매수·매도 양방향 매매를 활기차게 진행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역사상 가장 활발한 매매를 진행하며 수급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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