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막말'에 뜨는 金, 이번엔 정말 반등할까

2011년 1월~2017년 8월 11일 금 현물가격 추이/자료=블룸버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이은 대북 강경발언으로 안전자산이 인기를 얻으며 금값이 오르는 가운데 유명 투자자들이 잇달아 금 투자를 추천했다. 수년간 횡보해 온 금값이 본격적으로 반등할지 주목된다.

◇유명 투자자들 '금 투자' 주장… "미 국채·달러·엔 보다 금이 더 나은 안전자산"


10일(현지시간) 유명 투자자들이 연달아 정치적 리스크에 대응해 금에 투자하라고 제언했다. 원자재 투자 전문가 데니스 가트먼은 이날 미 경제방송 CNBC에 출연해 본격적인 금값 상승 시작을 전망했다. 가트먼은 "금값이 강력한 상승세를 나타내려 하고 있다"며 "지금은 자산 포트폴리오의 10~15%를 금으로 보유할 때"라고 주장했다.

가트먼은 "지정학적 위험이 언제 발생할지 누구도 모르며 아무도 뜻밖의 상황이 경제적으로 발생할지 알 수 없다"며 "지정학적인 상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주식은 취약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임금 상승을 필두로 한 인플레이션 압력도 금값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목했다. 일반적으로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를 위한 투자 수단으로 활용된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릿지워터어소시에이츠의 창립자인 레이 달리오도 같은 날 자신의 링크드인 블로그에 최근 북한과 미국 사이의 지정학적 위험을 지목하며 "상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된다면 금이 달러, 엔, 미국 국채 등 다른 안전자산보다 더 낫다"며 "금을 자산 포트폴리오의 5~10%로 보유하라"고 제언했다.


그는 "두 지도자(트럼프와 김정은)가 치킨게임을 하고 있다"며 "정치적인, 특히 북한 문제 같은 지정학적 문제에 접근할 땐 유동성을 보유하고 자산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의회가 부채한도 상향조정에 합의하지 못해 미 정부 셧다운(부분 업무정지)이 발생하는 상황도 금값을 높이는 요인으로 설명하면서 "현재 고조되고 있는 위험이 시장 가격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1년 고점 닿은 후 지지부진 金, 이번엔 정말 반등할까

북한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된 가운데 '금 반등' 전망이 이번엔 실현될지 주목된다. 금은 금융위기 직후 고공행진을 하며 잠시 각광받다 수년간 지지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해 왔다.

금값은 리먼 브라더스가 무너지며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2008년 10월부터 2011년 중순까지 40% 이상 급등해 2011년 9월 역대 고점인 온스 당 1900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2015년 말 온스 당 1050달러 까지 떨어지며 1000달러 선을 위협 받았고, 올해 들어선 1200달러 선에서 횡보했다.

일반적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은 유럽위기가 고조되거나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질 때 수요가 늘어났지만, 최근 몇년간 금값의 움직임엔 이 같은 공식이 성립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존 폴슨 등 금에 대거 베팅한 거물 투자자들마저 난처하게 만들었다.

한편 11일 오전 싱가포르 시장에서 금 현물 값은 전일대비 0.2% 상승한 온스 당 1288.61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6월 8월 후 고점에 닿았다. 금값은 4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번주 상승 폭은 2.3%로, 지난 4월 이후 가장 크다. 이번주 뉴욕 증시 상승세도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