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전공 순위 30년전과 비교하면…'의예' 쏠림 왜?

중소기업중앙회는 한국고용복지학회와 공동으로 18일 중소기업중앙회 제2대회의실에서 민간의 일자리 창출 전략과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방안 공론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 전략과 전망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사진=지영호 기자

최근 대학 학과 순위와 30년전을 비교해보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수일 한국개발연구원 규제연구센터소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일자리 창출 전략과 전망 정책토론회에서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안으로 '경쟁제한적 규제 개선'을 제시하면서 30년 전과 이후 대학 전공 선호 변화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그가 제시한 자연계열 대학입학 배치도에 따르면 1985년 기준 상위 5곳이 서울대 물리학과, 동 대학 의예과, 전자공학과, 제어계측학과, 미생물학과 순이었다면, 2015년은 서울대 의예과, 연세대 의예과, 카톨릭대 의예과, 서울대 치의학과, 성균관대 의예과 순이다.

최근 자연계열 우수 인재의 의대·치의대 쏠림현상은 '면허'라는 진입규제로 국가의 인적자본 배분이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는 설명이다. 우선 규제혁신과 공정거래 확립과 관련해서 서비스업에 집중된 기득권과 기존사업자 보호 목적의 경쟁제한적 진입과 영업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처럼 국가의 우수인재가 특정분야에 집중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으로는 △유망분야의 선택과 집중 △규제개선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시범사업과 패키지 딜의 활용 △기존사업자 참여 유도 논리 개발 등을 제시했다.


정부지원은 혁신형 창업 지원에 집중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미국, 이스라엘, 핀란드, 스웨덴 등 창업활성화 국가는 절반 이상이 혁신형 창업인 반면 우리나라는 생계형 창업이 63%, 혁신형 창업이 21%다. 재기지원, 공공데이터 개방, 개인정보보호 개선, 모험자본 멘토링 역할을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에 대한 혁신금융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그는 △산업은행의 벤처투자전문 금융기관 전환 △비상장주식 유통시장 활성화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 지분한도 확대 △P2P대출 △클라우드펀딩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소장은 "중소기업, 서비스업, 소상공인·자영업에서 나쁜 일자리만 확산되고 있다"며 "규제혁신, 공정거래 확립, 정부지원 합리화, 교육·훈련 혁신, 고용안전망 확충을 기본전략으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지정토론에서는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 전략과제 아이디어가 나왔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 중소기업은 우수인력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석·박사 이상의 R&D 우수인력을 유인할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소기업 병역대체복무제도의 안정적 운영이 필요하다"며 "숙련도와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위에 부사관 위주로 늘리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무작정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의현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2주전 면접을 봤는데 취업자들이 오히려 면접관을 면접하더라"며 "반면 채용하고 싶은 사람이 눈에 띄지 않는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이전에 취업자의 역량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