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리 서비스는 신성장 산업…정부 주도로 키우는 中·日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해외에서는 국내와 달리 건강관리(헬스케어) 서비스가 이미 활성화되고 있다. 가까운 중국은 인구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의료 서비스의 대안으로, 일본은 초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지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 헬스케어 서비스를 적극 육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헬스케어 서비스 공급자가 다변화돼 산업간 융복합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추세다. 일본 스미토모생명보험은 남아프리카공화국 건강관리업체 디스커버리, 일본 통신업체 소프트뱅크와 함께 ‘재팬 바이탈리티 프로젝트’라는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스미토모는 디스커버리가 갖고 있는 헬스케어 프로그램 ‘바이탈리티’ 및 소프트뱅크의 정보분석과 연계한 건강보험 상품을 개발 중이다. 스미토모가 바이탈리티 가입자의 건강상태 정보와 소프트뱅크 가입자의 건강관리 정보를 받아 이를 보험료에 반영하는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다이이치생명은 IT(정보기술)업체인 일본 IBM 뿐만 아니라 교토대학교와도 업무 제휴를 맺었다. 교토대와 함께 생활습관병 환자에 대한 진료기록을 분석한 후 IBM의 인공지능(AI) 기반 예측시스템에 활용해 새로운 건강보험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중국에서는 중안보험이 다양한 연계를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인터넷보험사인 중안보험은 2015년 인터넷업체 텐센트와 손을 잡고 건강보험상품 ‘탕샤오베이’를 출시했다. 탕샤오베이는 당뇨병 환자의 건강상태를 보험료에 반영하는 상품인데 환자의 혈당 정보를 받아 적정 수준을 유지하면 보험료가 줄고 그렇지 않으면 늘어나는 구조다. 텐센트는 이 혈당 정보를 자동으로 기록하고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는 혈당측정 단말기를 제공한다.

국내 보험사들도 건강관리업체와 제휴해 간단하고 저렴한 서비스를 내놓기 시작했다. ABL생명은 ‘올라잇 인터넷보험’ 가입 시 건강 관리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인 ‘올라잇 눔코치앱’을 1년간 무료로 제공한다. MG손해보험은 임신부에게 관련 정보 및 일대일 상담 등을 제공하는 ‘애지중지 아이사랑 헬스케어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다만 중국이나 일본처럼 관련 상품을 개발하는 등 보험사가 직접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는 아직까지 찾아볼 수 없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의료기관 이외의 영역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여지가 넓은데도 우리나라는 해외에 비해 보수적”이라며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헬스케어 서비스 분야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