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EU 3조원 과징금 판결에 '제소'…인텔 승리 뒤따를까

머니투데이

신혜리 기자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유럽연합(EU) 공정거래담당 집행위원이 27일 벨기에 브뤼셀의 EU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U는 이날 구글의 온라인쇼핑 서비스와 관련해 구글에 24억2000만 유로(약 3조920억원)의 기록적인 과징금을 부과했다/사진=뉴시스

구글이 유럽연합(EU)으로부터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29억 달러(약 3조 2600억 원)의 과징금을 물게 되자 법원에 제소(appeal)했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구글이 검색분야의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수익을 올렸다는 혐의로 거액의 과징금을 물게 되자 이에 불복해 룩셈부르크유럽사법재판소(ECJ)에 제소했다.

구글 대변인은 ECJ에 제소했지만, 판결을 뒤집기 위한 어떠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구글은 법원에 제소했어도 여전히 EU가 부가한 과징금을 내야 할 의무가 있다. 또 오는 9월 말까지 EU가 요구한 검색 및 서비스 시정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EU는 앞서 구글이 검색 순위에서 경쟁사 쇼핑 사이트를 차별했다고 지적하면서 유럽에서 검색 결과를 재편할 것을 요청하는 등 시정 방안을 주문했다.

만약 구글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구글은 모기업인 알파벳의 하루 매출 5%에 달하는 과징금을 물게 된다.

지난달 말 구글은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에게 불공정 거래 행위 시정 방안을 제출했고, EU는 이를 검토 중이라고 WSJ는 보도했다.

WSJ는 "보통 기업들은 제소하는 동시에 임시(행동)중지명령을 신청하지만 구글은 명령을 따로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EU 대법원 대변인은 구글이 이 같은 금지 명령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구글의 제소와 관련해 "위원회는 법원의 판결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WSJ는 구글의 이번 제소가 ECJ의 인텔 사건 판결 시점 직후 제기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ECJ는 지난 6일 인텔의 제소 건을 파기환송한다고 판결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009년 인텔이 경쟁 회사의 시장 진입을 방해하기 위해 자사의 컴퓨터 칩을 사용하는 컴퓨터 제조업체들에 리베이트를 지급한 것으로 보고 과징금 10억6000만 유로(약 1조4000억 원)를 부과했고, 인텔은 이에 불복해 ECJ에 제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