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5·6호기 건설중단 측 "공론화위 계속 참여"(종합)

(서울=뉴스1) 김다혜 기자 =

(자료사진) 9일 울산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이 주최한 신고리 5·6호기 건설 백지화 촉구 전국시민행동에 참가자들이 원전 백지화를 외치고 있다. 2017.9.9/뉴스1 © News1 이상문 기자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에 건설중단 측 대표로 참여했던 시민단체가 '보이콧'을 유보하기로 했다. 대신 신고리 5·6호기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에 공정성과 중립성을 지킬 것을 재차 촉구했다.

'안전한 세상을 위한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시민행동)은 15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6일 시민참여단의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시민행동은 지난 13일 공론화위가 중립성을 지키지 않는다며 토론자료집 제출 등 업무협조를 중단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이날 기자회견에 전에는 비상대표자회의를 열고 공론화위 참여를 보이콧할 것인지 논의했다.

시민행동은 "공론화위는 14일 회신을 통해 자료집과 동영상 목차에 대해서는 자율성을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건설재개 측'이 제시한 목차 안을 그대로 발송해 온 것처럼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긴 회의 끝에 불공정하고 매우 불리한 싸움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다음 대표자회의를 통해 앞으로의 진로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론화위를 향해 Δ공정성 및 중립성을 지키고 설명자료 내용의 자율성을 보장할 것 Δ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으로 인한 피해 및 지원대책을 정부가 마련할 것 Δ한국수력원자력과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건설 재개 측 활동'을 중단시킬 것 등을 촉구했다.

중단된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 /뉴스1 DB

시민행동은 그동안 공론화위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위해 만든 정례 협의채널인 '이해관계자 소통협의회'에 건설중단 측 대표단체로 참여해왔다. 건설재개 측에선 한국원자력산업회의 등이 참여했다.

시민행동이 보이콧을 선언할 경우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민행동이 빠질 경우 시민들이 찬반 양측 정보를 충분히 접하고 논의하는 '숙의' 과정의 의미를 살리기 어려워서다.

시민행동과 반대 단체는 당장 16일 열리는 시민참여단 오리엔테이션에 참여해 전문가를 통해 각각 입장을 발표하고 시민참여단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건설중단과 반대 단체 측 주장과 근거가 담긴 자료집도 만든다.

또 숙의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해 건설중단과 재개 각 측에서 5명씩 추천한 10명의 이해관계자 참가인단이 오리엔테이션 및 향후 2박3일 종합토론회에 참관할 예정이다. 다행히 시민행동 측이 보이콧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공론화위의 존립 자체를 뒤흔들뻔한 위기는 넘기게 됐다.

이날 박재묵 시민행동 상임대표는 "공론화위의 일 추진과정이 공정성과 중립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보는 것은 자료집의 내용 구성"이라고 말했다. 토론회 자료집의 목차가 건설 중단 측에 상당히 불리하게 구성됐다는 것이다.

이현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자료집 내용을 공론화위 수정 요청에 따라 수정하는 가운데서 일부 추가한 자료를 공론화위가 삭제하라고 요구했고, 주민 피해 대책을 저희가 세울 수 없는데도 하나의 챕터로 만들고 저희에게 작성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또한 이 대표는 "자료집의 목차와 내용에서 문제가 폭발했지만 그간 수차례 문제제기 한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한수원이 관련 집회에서 공식 홍보 물품을 배포하는 등 정치권과 언론, 정부 등의 태도가 공론화위에 영향을 미쳐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염형철 시민행동 공동상황실장은 "보수 야당은 현장에서 최고위원회를 여는 등 활동하고 있고, 보수언론 등은 일방적인 건설재개 쪽의 주장을 싣고 시민단체 의견을 실어주는 것은 극히 일부"라며 "한수원과 원전 업체, 유수건설사 등에 오직 몇몇 시민단체가 대응하고 있는 구조로 매우 편파적이고 일방적"이라고 밝혔다.

(자료사진)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리서치에서 한규섭, 김석호 신고리공론화위 검증위원과 이윤석, 김영원 공론화위원, 김춘석 한국리서치 상무가 참여한 가운데 신고리 시민참여단을 추출, 선정하고 있다. 2017.9.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앞서 정부는 공정률 29%인 신고리 5·6호기의 건설공사를 일시중단하고 공론화위를 구성, 3개월간 공론화 과정을 거쳐 건설 백지화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공론화위는 2만명을 대상으로 1차 조사를 하고 성별과 연령,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 및 재개 의견 분포 및 참여의사에 따라 시민참여단 500명을 선정했다.

공론화위가 밝힌 일정에 따르면 시민참여단은 오리엔테이션 약 한 달의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다음달 13~15일 종합토론회에 참가한다. 이때 3차와 4차 최종조사가 이뤄진다. 공론화위는 조사결과를 분석한 뒤 권고안을 의결해 10월20일 권고안을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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