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정책 유턴 中 자신감…미국은 못마땅할 듯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지난 11일부터 중국 인민은행은 외환 선도거래를 중개하는 은행들에 부과했던 20%에 달하는 준비금 예치의무를 폐지했습니다. 좀 어려운 얘기죠?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A라는 기업이 있는데 1년 뒤에 10만 달러를 특정한 환율로 매입하는 선도(forward)거래를 했습니다. 만약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다시 급락하고 달러가 뛰어오르면 이 기업은 큰돈을 벌 수 있겠죠. 얼마 전까지 중국 경제를 심각하게 위협했던 투기적 거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중국 당국은 이런 거래를 중개하는 은행들에 20%의 예치금을 무이자로 중앙은행에 맡겨 두도록 했습니다. A기업의 10만 달러 거래를 중개했다면 2만 달러가 1년간 묶이는 셈입니다. 이자율이 2%라면 400달러의 비용이 발생합니다. 이 비용은 A기업에 전가됩니다. 기대이익이 많이 줄어드니 달러 투기도 자연히 위축됩니다.

그런데 2년 전에 취해졌던 이런 규제조치가 풀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중국 정부가 환율안정을 그만큼 자신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너무 뛰어올라서 걱정이던 달러-위안 환율이 최근에는 너무 떨어져서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겁니다. 수출해서 벌 수 있는 이윤이 줄거나 그래서 수출 자체가 위축되는 수가 있겠죠. 달러로 표시한 중국제품 가격이 너무 비싸지기 때문입니다.

'수출'을 고려한 중국 외환 당국의 위안화 약세 정책은 그러나 미국에는 거슬리는 일일 듯합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이듯이 위안화 가치 반등에 힘입어 중국산 제품의 미국 수입물가 역시 올 들어 하락세를 멈추었습니다. 그런데 위안화를 다시 약하게 한다면, 중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되살아나겠죠.

유럽과 일본산 제품의 미국 수입물가는 지난해 초부터 계속해서 반등해 왔습니다. 그러나 일본산의 가격 흐름 역시 올해 들어서는 미국 눈에 못마땅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7년 9월 19일 (15:22)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