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보바스병원 품었다…2900억원 출연 확정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보바스기념병원 전경 /사진=머니투데이DB

호텔롯데가 보바스기념병원을 품에 안았다. 지난해 10월 우선협상자로 지정되고 약 1년 만이다. 롯데그룹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하루빨리 경영 정상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제14부(부장판사 이진웅)는 이날 보바스기념병원을 운영하는 늘푸른의료재단에 대한 호텔롯데의 회생계획안을 최종 인가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의 서비스업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보바스기념병원을 세계 최고 수준의 재활병원으로 만들겠다"며 "향후 어린이재활병원 인프라를 통해 소외계층 및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봉사와 지원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늘푸른의료재단은 롯데 측 출연금과 대여금을 활용해 채권 변제 등 회생절차를 마무리하고 한 달 내 법원에 회생종료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늘푸른의료재단은 무리한 확장으로 경영난에 시달리다 지난해 6월 ‘회생절차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조건으로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를 요청했다. 인가 전 인수합병 방법으로는 이사회 추천권을 제시했다.

이에 호텔롯데는 지난해 10월 늘푸른의료재단의 우선협상자로 지정돼 600억원 무상출연과 2300억원 대여 등 총 2900억원 출자하기로 하고 재단으로부터 이사회 추천 권한을 받기로 했다. 추천된 이사 선임은 법원이 최종 결정한다.

호텔롯데의 늘푸른의료재단 출자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출자를 대가로 이사회 구성권을 취득하는 건 사실상 M&A나 다름없고 이는 영리법인의 의료기관 인수를 금지하고 있는 의료법 위반이라는 논란 때문이다.

결국 늘푸른의료재단 채권단 중 일부가 법원의 회생 계획에 승복하지 않고 재판부 기피 신청을 하면서 회생절차가 일시 중단됐다가 지난 7월 대법원이 재판부 기피 신청에 대한 기각 판결을 내리면서 회생절차가 재개됐다.

그러나 대법원은 비영리법인 특성상 금지돼 있는 소유권 이전 대신 자본을 투입하는 조건으로 법인 이사회 구성권한을 부여 받는 방식으로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늘푸른의료재단 역시 호텔롯데의 출연은 재단에 대한 것이고 호텔롯데가 선임할 수 있는 재단 이사 비중 역시 20% 수준으로 낮다며 우려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