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한미동맹 엇박자 없다..외교안보 신임"(종합)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열린 여야 4당 대표들과의 만찬 회동에서 참석자들과 손을 맞잡은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2017.9.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4당 대표를 만나 "한미 동맹에 대해 전혀 엇박자가 없다"며 북핵 대응을 위한 다중 방어체계 구축을 위한 국회의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적폐청산 작업에 대해서는 "정치보복이 아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전 정권에 대한 기획사정은 안 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 회동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고 박완주 민주당 대변인, 손금주 국민의당 대변인, 정양석 바른정당 원내수석부대표,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에 대한 확장적 억제력이 보장되느냐는 주 원내대표의 질문에 "한미동맹에는 전혀 엇박자가 없으며 실시간으로 정보교환을 해 나가고 있다"며 "특히 한반도에는 25만명 정도의 미국인이 주한미군을 포함해 있기 때문에 (미국이) 이를 간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오히려 우리가 다층구조 방어체계를 구축했어야 하는데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속도에 준하는 속도로 대응하지 못한게 사실"이라며 "방어체계 구축을 국회에서 논의해주시기를 바라며 그래서 국방비도 의미있는 규모로 증액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한중 간 통화스와프 연장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는 안 대표의 제안에 "양국 간 공식 발표 전에 일방 발표는 어렵지만 통화스와프 연장이 관계 개선의 사인이라는 점에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관계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나 경제에 한정된 것은 아니며, 사드 문제도 막바지로 이르고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가시적 성과를 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외교안보팀 운영 문제에 대해서는 안 대표와 의견차이를 분명히했다. 그는 외교안보팀 내 서로 다른 이야기가 오가며 불협화음이 나타나고 있다는 안 대표의 지적에 대해 "외교안보 문제나 남북관계에 있어 꼭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교안보팀에 대한 강한 신임을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주요 결정권자들의 목소리가 다른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략적이라고 평가하면서 한국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면 엇박자라고 평가하는 것에 의문이 든다"며 "북한의 존재 자체가 이중적이기 때문에 담당 부처마다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다만 외교안보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지적을 받아들이겠으며, 향후 계속 혼선이 빚어져서 국민의 불안이 현실화된다면 그때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새정부가 적극 추진 중인 적폐청산 작업에 대한 우려 관련해서는 "적폐청산은 정치보복이 아니다"고 분명히했다. 그는 "적폐청산이 국민 단합을 저해할 수 있다"는 주 원내대표의 지적에 "정치보복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하며, 전 정권에 대한 기획사정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지금 적폐청산은 정치보복이 아니며 실제 비리가 불거져 나오는데 (청산을) 못하도록 막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폐청산은 개개인에 대한 문책이나 처벌이 아니라 과거 불공정 특권 구조 자체를 바꾸는 것이며 정치보복이 아니니 오해가 없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배치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은 "원래 반대 입장이어서 개인적으로는 반대했지만 정치권의 (논의) 과정에서 결정이 됐고 북 미사일은 고도화돼 가는데 우리는 방어체계를 갖추지 못했다"며 "그래서 일반환경영향평가 후 국회의 동의절차도 바람직하며, 우선 진행되고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인사 난맥상 지적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문제가 아쉽다는 주 원내대표의 문제제기에 "5대 원칙을 구체적인 세부계획으로 만들지 못했고 조각이 끝나면 세부 지침을 마련할 예정인데 아직 조각이 끝나지 않았다"며 "일부 인사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아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해선 정부가 강하게 주장하기엔 부담이 있다고 시사했다. 다만 국회에서 논의가 이뤄질 경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문 대통령은 "선거제도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동의한다"면서도 "여야의 합의 없이 한 적이 한번도 없고, 정부가 먼저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대표가 제안한 대북특사에 대해 "시기와 조건이 맞지 않으며, 맞을때 조만간 보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공조가 중요한 상황에서 대북 특사를 보내는게 적절한 시점인지 고민이 된다"며 "시기가 올 것이고 시기가 오면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과 여야4당 대표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반도에서 전쟁을 용납할 수 없으며 안보와 관련해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할 것을 다짐하는 공동결의문을 채택했다. 회동 후에는 NCS(국가안보보장회의) 벙커를 함께 방문하기도 했다.

대통령과 정당 대표 간 청와대 회동에 대한 공동발표문 채택은 박근혜 정부 당시인 지난 2015년 3월 17일 박 전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의 회동에 이어 2년 6개월여만이다. 홍준표 새누리당 대표는 문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구하며 이날 회동에 불참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27일 청와대에서 회동을 마친 뒤 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해 권영호 위기관리센터장의 안내를 받고 있다.(청와대) 2017.9.27/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