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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악몽', 사이코패스 이영학 '범행의 재구성'

(종합2) 수면제 먹여 추행, 깨어나자 살해…아내 투신, 성폭행 의혹 등 미스터리 여전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방윤영 기자 |입력 : 2017.10.13 13:39|조회 : 6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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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13일 오전 도봉구 서울북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13일 오전 도봉구 서울북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 사진=홍봉진 기자

서울 여중생 살인사건의 피의자인 이른바 '어금니 아빠' 이영학(35·구속)이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수사 결과 확인됐다.

이영학은 성욕을 해결할 목적으로 딸 이모양(14)에게 "엄마 역할이 필요하다"며 피해자 A양(14)을 유인토록 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13일 오전 이 같은 내용의 '중랑 여중생 살인 및 사체유기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영학을 서울북부지검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영학은 A양을 지난달 30일 낮 12시 20분쯤 중랑구 망우동 자신의 자택으로 불러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먹여 성추행하고 이달 1일 낮 12시 30분쯤 살해한 혐의(강제추행살인 및 추행유인)다.

이영학은 사망한 A양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딸과 함께 승용차 트렁크에 실어 1일 밤 9시30분쯤 강원도 영월군 소재 야산에 유기한 혐의(사체유기)도 받는다.

이날 오전 8시20분쯤 검찰에 송치된 이영학은 취재진에게 "아내가 죽은 후 약에 취해 있었고 한동안 제정신이 아니었다"며 "일단 사죄드리고 천천히 죄를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의혹의 24시간'…이영학, 딸 친구 상대 잔혹한 범행

이영학은 A양을 집에 부르기 전부터 딸과 함께 유인 계획을 세웠다. 지난달 29일 음료 2병을 준비해 큰 병에는 수면제(졸피뎀) 3알, 작은 병에는 2알 분량을 담아 냉장고에 넣고 범행을 준비했다.

아버지 이영학의 지시를 받은 딸은 다음날인 30일 A양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서 영화를 보면서 놀자고 제안했다. 딸은 집에 온 A양에게 수면제가 든 큰 음료수병을 직접 건넸고, A양이 잠들자 이영학과 딸은 함께 안방으로 A양을 옮겼다.

경찰 조사 결과 A양이 먹은 수면제는 총 9알에 달했다. 딸은 수면제가 든 작은 병을 실수로 본인이 마시다 반쯤 남겼고 이를 다시 A양에게 건넸다. 또 감기 기운이 있다는 A양에게 수면제 2알을 감기약이라고 속여 더 먹였다.

이와 별도로 이영학은 A양이 잠든 이후에 수면제 3알 분량을 물에 섞어 A양의 입에 넣었다. 추행 도중 깰까 봐 수면제를 더 먹였다고 이영학은 경찰에 진술했다.

살인은 다음 날인 1일 낮에 저질렀다. 그 사이 이영학은 잠든 A양의 옷을 벗기고 신체를 접촉하는 등 추행했다. 범행은 안방에서 이뤄졌고 딸은 아버지의 행동을 나쁜 짓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취지로 진술했다.

딸이 외출한 1일 오전 11시 53분 이후 잠에서 깬 A양이 소리를 지르며 반항하자 이영학은 A양이 신고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수건과 넥타이로 낮 12시 30분쯤 살해했다.

이영학은 사망한 A양을 여행용 가방에 넣은 뒤 딸과 함께 승용차 트렁크에 실어 1일 밤 9시 30분쯤 강원도 영월군 소재 야산에 유기했다.

'24시간 악몽', 사이코패스 이영학 '범행의 재구성'

◇언론 관심받던 천사표 '어금니 아빠' 부녀, 정신상태 어떻길래

이영학과 딸은 '거대 백악종'이란 희귀 유전 질병을 앓고 있어, 10년 전부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영학은 딸의 치료비 마련을 위해 출판과 국토대장정 등의 후원금 마련 활동을 벌였고 감동적 사연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비극이 연거푸 벌어졌다. 지난달 1일 시아버지(이영학 계부)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던 이영학 아내(31)가 같은 달 5일 자택에서 투신 사망했다. 이어 이영학은 여중생 살인사건 피의자로 전락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영학은 딸에게 "엄마가 죽었으니 엄마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A양이) 착하고 예쁘니까 (A양을) 데려오라"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영학이 아내 사망 이후 성욕을 해소할 성인 여성을 물색하다가 여의치 않자 다루기 쉬운 딸의 친구를 범행대상으로 골랐다고 설명했다. 성 문제와 관련해 이영학은 올 초부터 성 기능 장애를 겪어왔다고 경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이영학의 범행에 딸은 지시대로 따랐다. 심지어 딸이 A양에게 수면제를 추가로 먹인 것은 이영학의 지시 없이 이뤄졌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일반적 상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이들 부녀의 행동을 해석하기 위해 경찰은 프로파일링(범죄심리분석)을 진행했다.

프로파일링 결과 이영학은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성향을 보였다. 이영학은 성적으로도 각성 수준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주현 서울지방경찰청 프로파일러(경사)는 "사이코패스 평가 항목을 기준으로 이영학을 분석한 결과 40점 중 25점으로 책정됐다"며 "보통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딸은 이영학에게 심리적 종속상태여서 정상적 판단이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딸을 면담한 한상아 서울지방경찰청 프로파일러(경장)는 "아버지가 없으면 본인이 죽는다고 생각한다"며 "이영학의 범행에 대해서는 가치 판단을 거부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성매매' 알선 의혹과 아내 사망, 미스터리 여전…경찰 '초기 대응' 부실 논란도

경찰은 이번 조사에서 이영학이 성매매를 알선한 정황도 있는 것으로 확인하고 추가 수사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영학이 서울 모처에서 퇴폐 마사지업소를 운영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아울러 지난달 투신 사망한 이영학 아내 사건과 이번 살인의 연관성을 밝히는 작업도 계속한다. 아내가 투신 전 고소한 시아버지의 성폭행 혐의를 수사하는 강원 영월경찰서는 이미 검찰에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증거 부족 등으로 반려돼 보강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이영학은 이날 오전 검찰에 송치되며 취재진에게 "제 아내 자살에 대해서 진실을 밝혀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검찰 송치로 경찰의 살인사건 수사는 일단락됐지만 실종 당시 초동대응에 대해서는 비판이 이어질 전망이다. 경찰은 이날 발표에서 피해자 A양이 이양의 집에 놀러 갔다는 사실을 1일 밤 9시에야 확인했다. 이미 A양이 사망한 지 8시간 이상 지난 시점이다.

이후 경찰은 2일 밤 9시 사다리차를 동원해 이영학 주거지의 내부를 확인했고 다음날 이영학 주거지 주변의 CCTV(폐쇄회로화면)을 분석해 A양의 납치 여부를 확인했다.

결국 경찰은 4일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지만 이미 이영학이 A양을 살해하고 강원도 영월 한 야산에 사체를 유기한 지 한 참 뒤였다. 이씨는 이달 3일부터는 서울 도봉구 주택에 은신처를 마련해 놓고 지내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유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연관된 각종 의혹 등에 대해 계속 수사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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