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고베제강 "철강 등 9개 제품군도 검사 파행·데이터 조작"(상보)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신혜리 기자

가와사키 히로야 고베제강 회장(왼쪽)이 12일 일본 경제산업상과의 회의 도중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일본 고베제강의 검사 데이터 조작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고베제강은 알루미늄·구리 제품 외에 주력인 선재를 비롯한 철강 등 9개 제품군에서도 부정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가와사키 히로야 고베제강 사장 겸 회장은 이날 회견에서 알루미늄과 구리 외에 9개 제품군에서도 부정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주력 제품인 선재 등 철강 제품 검사에서 부정이 있었고 스테인레스스틸 와이어와 특수강은 시험 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또 강선은 고객과 약속한 일부 검사를 시행하지 않았으며 구리관 및 알루미늄 합금선 등에서도 새로운 비리가 발견됐다고 시인했다.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서 생산한 제품에도 부정이 있었다고 했다.

가와사키 회장은 "선재 등 철강 제품에 대해 검사 데이터를 조작하고 일부는 아예 검사를 시행하지 않았다"며 "데이터를 조작한 이는 품질 보장 부서의 관계자로 알려졌고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외에 다른 관계자가 더 관여했는지도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적절한 행위로 사용자 및 소비자 등에 엄청난 피해를 끼친 것을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선재는 단면이 원형인 압연 강재로 굵기는 5mm 정도이며, 엔진 주변부나 볼트 등에 사용된다. 자동차에 사용되는 밸브 스프링용 선재는 고베제강이 시장점유율 50%를 차지하고 있다.

고베제강 주가 추이(단위: 엔)/자료=블룸버그

가와사키 회장은 이번 부정 파문에 휩싸인 제품을 약 500개 기업에 납품했다며 이에 따른 고객사의 손실을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아직 이 문제로 보상을 요구한 회사는 없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금까지 조사에서 새로운 의혹이 계속 부상하고 있다며 부정 제품을 납품받은 기업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신문은 이번 사태가 고베제강의 경영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일본 증시에서 고베제강 주가는 8.7% 급락했다. 지난 주말 부정 의혹이 처음 제기된 이후 무려 41%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