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우디 숙청 지지…"빈살만 신뢰"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한 왕자 및 전·현직 고위 인사들의 무더기 체포를 지지한다고 7일 밝혔다.

일본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살만 왕(살만 빈압둘라 알사우드 국왕)과 왕세자(모하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매우 신뢰한다"며 "그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체포된 이들의) 일부는 가혹한 대접을 받고 있지만 그들은 수년간 자신의 나라를 착취해 왔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의 이 같은 숙청 지지가 지금까지 오랜 기간 미국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사우디 지배층과의 절연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빈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개혁에 더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지난 4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 언론에 따르면 빈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반부패위원회가 11명의 왕자, 4명의 현직 장관을 포함한 수십 명의 유력 인사들을 부패 혐의로 대거 체포했다.

이번 검거는 국왕의 칙령으로 만들어진 반부패위원회 출범 수시 간 만에 이뤄졌다. 사우디 왕위 계승 1순위인 빈살만 왕세자와 대립 노선을 그어 온 이들에 대한 정치적 숙청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체포된 이들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 소재 리츠칼튼 등에 구금됐다. 체포된 이들 중엔 세계적 부호이자 투자회사 킹덤홀딩스를 소유한 알왈리드 빈탈랄 왕자도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빈탈랄과 트럼프의 '악연'도 주목받는다. 빈탈랄은 1990년대 트럼프가 재정난에 빠져 있을 때 뉴욕 플라자 호텔을 트럼프로부터 인수한 투자자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트럼프의 대선 출마를 계기로 관계가 악화됐다. 빈탈랄은 2015년 말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가 "공화당과 모든 미국인의 수치"라며 "절대 당선될 수 없는 대선 레이스에서 빠지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도 빈탈랄에게 트위터로 "그는 미국 정치를 아버지의 돈으로 통제하려하고 있다"며 "내가 당선되면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