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고기 해동, 24시간→5분' 국내서 신기술 개발

머니투데이

세종=정혁수 기자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유호 농촌진흥청 수확후관리공학과장이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전자파로 냉동식품 내부를 가열해 겉과 속을 비슷한 온도로 해동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히고 있다. 2017.11.08. ppkjm@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pixabay

냉동식품시장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냉동식품을 초고속으로 해동시키면서도 고유의 맛과 영양을 유지하는 신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냉동 농식품을 겉은 얼리면서 속은 전자파로 가열해 내부와 외부가 균일하게 해동하는 '라디오파(RF) 해동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특히 돈가스 원료인 원기둥 형태의 돼지고기 등심을 해동하는 데 적합한 전극 기술도 개발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 돈가스 원료고기를 기존 방법으로 해동시켰을 때 24시간이 걸리던 해동시간이 5분으로 크게 단축됐다.

농산물의 경우, 세포 구조가 육류와 달라서 냉·해동에 매우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기술개발로 해동 시간을 크게 단축시켰을 뿐만 아니라 맛과 영양 등 품질은 해동 이전과 동일하게 유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수산물인 냉동 참치는 육즙손실이 1% 정도로 기존 해동방법과 유사했지만, 해동시간은 90% 이상 단축됐다.

새로 개발된 기술은 식육 가공공장이나 학교급식소 같은 중규모 식당에서 원료 고기를 빠르게 해동시킬 때 효과적이라는 게 농과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통장과 김치 같은 발효식품의 미국 수출 등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보통 선박을 이용해 미국으로 수출할 경우 23일 정도가 걸리다 보니 발효식품은 품질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김치를 적당히 발효된 시점에 냉동해 수출한 뒤 현지에서 RF해동기술을 활용한다면 품질유지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실제 농과원 농업공학부는 일정한 품질의 김치를 외국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기술을 2018년도부터 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 절인배추를 과냉각으로 저장해 저장기간을 늘려가는 기술도 연구하기로 했다.

농진청은 라디오파 해동기술과 관련된 연구결과를 한국농업기계학회가 발행하는 '바이오시스템공학'과 '국제식육과학지(Meat Science)' 등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했다. 또 출원된 특허에 대한 기술이전도 완료했다.

국립농업과학원 김유호 수확후관리공학과장은 "이번 기술은 단순히 외국의 라디오파 해동기를 국산화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농식품을 균일하게 해동시키는 등 한 차원 높은 기술성과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