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빼고 다 줄었네”…수출물량 12개월만 감소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수출을 기다리는 컨테이너와 차량들이 빼곡히 쌓여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10월 반도체를 제외한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제품 등 주력 품목 수출물량이 동반 감소했다. 최장 10일 추석연휴를 앞두고 9월말 미리 수출을 앞당긴 데다, 영업일수가 줄어든 영향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반도체, 화학제품 등 가격 오름세로 전체 수출금액은 증가세가 이어졌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수출물량지수는 133.60(2010년 100기준)으로 전년동월대비 1.9% 하락했다. 수출물량 감소는 지난해 10월(-5.4%) 이후 1년 만이다.

반도체를 비롯한 전기 및 전자기기 수출물량은 9.5% 증가했지만 자동차 등 수송장비와 화학제품 수출물량은 각각 19.5%, 5.9% 감소했다. 전월 21.4% 늘었던 화학제품 수출물량도 5.9% 줄었다.

이는 계절적 요인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권처윤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9월말 연휴를 앞두고 미리 수출량을 늘린 점, 10월 추석 연휴가 평년보다 길어 조업일수가 4.5일 감소한 계절적 요인 등으로 전체 수출물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평균 수출액은 9월 23억4000만달러, 10월 24억9000만달러로 수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았다는 게 한은 판단이다.

다른 품목과 달리 반도체 수출량이 꾸준히 늘어난 이유는 업종 특성상 생산라인 중단이 어렵기 때문에 연휴 기간에도 생산량을 유지해서다. 실제로 10월 반도체 주요 품목인 D램, 플래시메모리, 시스템반도체 등 수출물량은 지난해 10월보다 30.2% 증가했다.

수출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출금액은 늘었다. 10월 수출금액지수는 118.85로 전년동월대비 5.2%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12개월 연속 증가세다. 권 팀장은 “반도체, 석유화학제품 단가 오름세가 지속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은행

수입물량지수는 123.90으로 전년동월대비 0.8% 증가했다. 액화석유가스(LNG) 수입 감소로 광산품 수입물량이 4.4% 줄었고, 중국 생산량 감소로 강판 등 1차금속제품 수입물량도 16.3% 쪼그라들었다. 그러나 전기 및 전자기기(14.6%), 일반기계(10.6%) 등 수입물량 증가로 전체 수입물량은 소폭 늘었다는 분석이다.

수입금액지수는 108.34로 전년동월대비 9.7% 상승했다. 수입물량보다 수입금액 증가폭이 큰 이유는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 오름세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교역조건은 다소 악화됐다. 수출상품 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을 의미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0월 101.74로 전년동월대비 1.5% 감소했다. 통관기준 수입가격 증가율이 8.9%로 수출가격 증가율(7.3%)을 웃돈 영향이 컸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에 수출물량을 반영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35.92로 전년동월대비 3.4% 하락했다.

권 팀장은 “10월 수출물량 감소는 조업일수 감소 등 일시적 요인 영향이 컸다”며 “수출 회복세가 지속되고 국제원자재 가격도 안정되면 향후 교역조건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