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해넘기나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연내 제정을 목표로 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가 결국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법제화를 위한 공청회가 차일피일 지연되는 데다 자유한국당이 정부·여당안에 반발해 별도 법안을 발의하면서 여야 대치국면이 이어져서다.

13일 정부 및 국회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소속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는 앞서 지난 3월 같은 상임위 소속 이 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부·여당안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내놓은 법안이다.


산자중기위는 여당과 야당이 각각 다른 법안을 내놓으면서 관련 공청회와 법안소위 등의 일정을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잠정 결론 내렸다. 당초 산자중기위는 법제화를 위한 국회 공청회를 지난달 20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홍종학 중기부 장관 선임을 두고 여야가 갈등을 빚으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정부·여당과 자유한국당 모두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특별법의 취지와 도입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적용대상, 방식에는 이견을 보인다. 주요 쟁점사항은 △육성부담금 △이행강제금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대상 △심의위원회 구성방식 등 4가지다.

정부·여당안은 적합업종 이행력 확보를 위해 명령 불이행 시 매출액의 30% 이내 이행강제금을, 사업철수 권고를 어기면 매출액 10% 이내의 소상공인 육성부담금을 각각 부과하는 내용을 담았다. 반면 자유한국당 법안은 이행강제금과 육성부담금이 반시장적이라며 이를 제외했다.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대상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정부·여당안은 생계형 적합업종 신청대상을 개방형으로 열어두고 심의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해 선별하는 방식을 추진한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법안은 현재 동반성장위원회가 지정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가운데 지정 해제된 품목을 다시 심의하는 방식이다.

정유섭 의원실 관계자는 “생계형 적합업종 신청대상을 제한하지 않으면 무더기 신청으로 기업들의 발목을 옥죌 수 있다”며 “현재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117개 중 일몰해제 품목만 법제화 지정 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정부·여당과 자유한국당의 의견이 엇갈려 상임위 병합심사 등 국회 법안 처리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기부 관계자는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의 취지에는 모두 공감하는 만큼 조율과 협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이 이미 끝났거나 조만간 끝나는 소상공인 생계형 품목들에 대한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