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아이디어로 혈세 3602억원 아꼈다

머니투데이

세종=양영권 기자

기획재정부는 13일 조규홍 재정관리관 주재로 하반기 예산성과금심사위원회를 열어 정부 재정을 개선한 사례 25건에 대해 예산 성과금 총 3억43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예산 성과금 제도는 예산을 절감하고 수입을 늘리는 데 기여한 공무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것으로, 1998년 도입됐다. 중앙 부처 소속 공무원에게 최대 6000만원을 성과금으로 지급한다.

올해 하반기엔 14개 부처에서 총 78건의 사례에 대해 예산성과금을 신청했다. 위원회는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노력이 있었던 사례를 중심으로 지급 대상을 선정했다. 선정된 사례들은 총 3602억원 규모의 재정 절감 효과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선정된 우수사례를 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2과 소속 임성애 씨가 서류상 회사를 이용한 내국법인의 역외탈세에 대한 7년간의 소송에서 승소, 조세피난처 회사를 이용한 역외탈세를 차단할 근거를 마련했다. 이를 통한 예산 개선 금액은 162억원으로 추산된다.

또 국세청 감사담당관실 정완기 씨는 의료업자 신용카드매출(현금영수증 포함)과 환자본인부담금을 비교해 의료업자의 매출누락에 대해 과세하고 관련 서식을 변경해 201억원의 예산 수입을 확보했다.

관세청 세원심사과 유명재 씨는 수출품 제조에 들어가는 원재료에 대해 원재료 비중별로 다양한 세율을 적용한 환급금을 지급, 예산 764억원을 절감했다. 이전에는 수출업자들이 관세율이 높은 원재료로만 환급을 신청해 관세가 과다 환급됐다.

해양수산부 미래전략팀 황준성 씨는 중국어선 단속 등을 위해 어업지도선 6 척을 건조하면서 설계도를 재활용해 설계비 54억원을 절감했다. 이같은 설계 재활용 방식을 계속 적용해 관공선을 건조할 경우 향후 20년간 예산 300억원을 절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위원회에서 조규홍 재정관리관은 "일선 공무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해 맡은 업무를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효율적 재정운용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말했다.